[fn사설]

항구적 평화 구축, 北 비핵화가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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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3.1절 기념사.. 한.미 공조에 틈 없어야

평창 겨울올림픽이 끝나면서 북핵 문제가 다시 한반도 평화의 열쇳말로 부각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번영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99주년 3.1절 기념사를 통해서였다. 이는 3.1운동 100주년인 내년까지는 남북 평화공존을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도 들린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도, 민족 공동 번영도 북핵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는 현실을 망각해서도 안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과제를 이루기 위한 기점을 내년으로 설정했다. 다만 내년을 '건국 100주년'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다고 보긴 이를 듯싶다. 일제에서 해방돼 정부를 수립한 1948년을 건국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서다. 그러나 이런 논란과 별개로 극히 평화적 방법으로 민족 독립을 외쳤던 3.1절 100주년인 내년을 평화정착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염원엔 국민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렇지만 내년을 기약하기에는 현실적 토양이 척박하다. 민족의 공멸을 부를 수도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 배치가 코앞이라서다. 미국은 북핵제재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효과가 없으면 군사옵션도 불사할 태세다. 우리에게 달갑지 않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는 북.미 대화를 중재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서 미국에 "북과 대화 문턱을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28일 "미국은 '비핵화'라는 명시적 목표가 없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시간 벌기용' 미.북 대화는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고위급대표로 온 북 노동당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도 미국과의 대화 용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대화의 조건으로 비핵화를 못 박은 만큼 선택은 북한의 몫이다. 김정은 정권은 차제에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미국과 핵군축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미망은 버려야 한다.
위장이 아닌, 진정한 평화는 비핵화가 관건이다. 하지만 목표는 보이지만, 비핵화를 향한 로드맵이 엉켜 있는 형국이다. 북핵제재든, 연합훈련이든 한.미 공조에 틈이 없어야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음을 문재인정부가 유념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