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주 52시간 근무' ICT업계 전반에 확산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1 17:50

수정 2018.03.01 17:50

네이버.카카오 등 선두기업 이미 책임근무제 도입.시행
'크런치모드' 만연한 게임개발사 자정 노력
"확실한 보상 필요" 지적도
'주 52시간 근무' ICT업계 전반에 확산될까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시대에 앞서 유연근로제를 선도적으로 도입, 실행하고 있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 민족 등은 각각 책임근무제.시차선택제.주당 35시간 근로제 등을 앞서 시행하고 있으며 과중한 업무 강도로 논란이 됐던 게임업계도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시간선택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ICT 업체들의 경우 개발업무, 외주 하청구조 등 특성상 주당 52시간 근로제나 유연근로제가 실질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현실적인 보상책과 더 공정한 기업구조제도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시대를 맞아 IT업계 선두주자를 중심으로 도입된 탄력적인 근로제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5년부터 책임근무제를 도입했다.

본인 업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에 출.퇴근을 하는 제도다. 맡은 일을 다 끝내면 4시간 내에도 퇴근할 수 있고, 밤에 출근해 일하고 새벽에 퇴근하는 개발자도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부터 9~6시 또는 10~7시 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수평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유명한 카카오는 출퇴근시간, 연차, 반차, 반반차(2시간), 휴가 등을 사용할 때 사전 보고.승인 제도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같이 일하는 팀원한테 공유만 하면 된다"면서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파격적으로 주당 35시간 근로제를 시행하고 있다. 월요일은 오후에 출근하고, 점심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창업자인 김봉진 대표가 제안한 제도로, 우아한형제들은 주 4.5일제 전면 시행 전 테스트 기간을 2년 간 가졌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성장성이 중요한 스타트업이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에 대해 우려가 컸다"면서도 "가족과 또는 자기만의 시간이 늘어나니 행복지수나 업무 효율성도 높아지고 성장세도 지속되면서 구성원 간 신뢰도 커졌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도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시대에 맞춰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일정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등 희생하며 장기 근로하는 행위)가 장기적으로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6년 넷마블게임즈 직원 2명이 돌연사하면서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는 논란이 됐고, 이후 대형게임사는 전면적인 근로제도 개편을 통한 자정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시간선택제도를 올해부터 전격 시행한다. 넥슨은 창립 초부터 유연한 시간선택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문제가 된 개발자들의 크런치모드 등 장기근로관행은 인력충원과 적절한 보상, 제도개선 등을 통해 개선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인력충원을 많이 하고 부득이한 야근의 경우 대체휴가나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도 "야간 근로는 8시간 기준을 지켜 순환 근무를 하고, 집중근로가 필요한 경우 기간을 정해 직원의 동의, 회사의 공유 등 절차를 밟도록 체계화했다"면서 "적절한 보상과 충분한 휴식 등을 위한 대체 휴가제도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부 주요 ICT업체들이 시도 중인 유연한 근로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려면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CT업계의 한 종사자는 "ICT업종이 사실상 대기업 외주나 하청을 받는 구조가 바뀌거나 보상이라도 확실해야 하는데 이런게 없이 주당 52시간 근로제도는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