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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채권전망] ‘슈퍼금요일’ 3% 재도약 발판?…‘美임금·구로다’ 시선고정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5 07:13

수정 2018.03.05 08:57

지난주 후반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86%대로 반등했다. 주중 매파적 코스프레를 연출한 ‘파월 효과’로 2.9%선을 회복했다가 트럼프발 무역전쟁 우려로 2.8%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수익률이 3%선에서 좀 더 멀어진 가운데 이번 주 채권시장에 중요한 이벤트가 몰려 있다. 주목할 만한 재료로는 일본·유로존 통화정책회의와 이탈리아 총선결과, 미 2월 고용보고서와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이 있다.

최대 하이라이트는 미 고용동향과 일본은행 이벤트가 예정된 9일(이하 현지시간)이다. 굵직굵직한 재료들이 맞물려 수익률 3% 돌파의 도화선이 될지 주목된다.
미 임금 인플레이션이 재확인되고 일본·유로존 정책회의에서 매파적 입장이 부각한다면 채권시장 변동이 커질 수 있다.

■‘매파 코스프레’ 끝낸 파월과 자칭 ‘협상의 달인’ 트럼프

의회 증언 첫날 매파 발언으로 시장을 뒤흔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둘째 날 한 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로 시장의 긴축 경계감을 덜어주었다.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수입관세 부과가 주중 공식 발표된다. 미 교역국들이 마냥 저자세를 취하지는 않겠지만 무역전쟁 전면전 우려는 다소 과한 면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위협이 협상을 위한 상징적 전술일 뿐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일 뉴욕 주식시장 3대 지수가 대부분 반등한 배경이다.

과거 사례들처럼 이번 역시 허풍발언에 불과할 뿐 보호주의정책을 우려할 만한 재료는 아니라는 인식이 퍼진 셈이다. 실제 관세폭이 글로벌 성장세를 뒤흔들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데 안도감이 형성됐다.

브렌트 슈트 노스웨스턴뮤추얼 전략가는 “사람들은 트럼프가 협상가라는 사실을 늘 잊고 있다”며 “처음부터 최종 목표를 들이대는 일은 없다. 시작점을 정해놓고 조정해나가기 마련이다. 1일 제시한 관세폭이 바로 그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국들이 조금이라도 양보하려 든다면 미국도 그에 상응해 다소 물러서는 태도를 보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급부상한 BOJ 출구론 + ECB 신호변경 논의 가능성

현재 시장이 통화정책의 미세한 변화에도 꽤 민감해진 만큼 일본·유로존 회의 분위기에 따라 채권시장이 크게 변동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2.8%대에 바짝 다가섰던 미 10년물 수익률은 일본은행(BOJ) 출구기대로 2.8%선 중반을 단숨에 회복했다.

이달 BOJ 정책회의를 한 주 앞두고 출구론이 급부상했다. 지난주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내년께 물가상승률이 목표에 도달하면 출구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출구검토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수익률 반응이 제법 컸다. 회의 이후 진행될 기자회견에서 추가 신호가 나올지 주목된다.

일단 물가를 제외한 경제지표가 최근 양호하게 나온 점이 고무적이다. 일본 경제는 8분기 연속 성장, 28년 만 최장 기간 확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4분기 일본 경제는 전분기 대비 0.1% 늘었다. 이미 급락한 실업률마저 갈수록 더 떨어지는 모습이다. 1월 수치는 2.4%로 약 25년 만에 최저에 그쳤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꾸준한 개선흐름에도 여전히 2% 목표를 밑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1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비 석 달째 0.9% 오르는 데 그쳤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오는 8일 회의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 변경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CB 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커뮤니케이션(정책가이던스) 기조에 소폭 변화를 주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한다. 금리조정 등 주요 정책노선이 바뀔 가능성은 작다.

■총선에도 伊 정치 불확실성 여전…獨 혼란은 해소

지난 4일 이탈리아 총선이 시작했다. 최종 결과가 5일 오전중 나오는 가운데 절대다수당 선출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정 협상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추가 선거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로존에 회의적인 중도우파 연합이 승리하면 상황은 더 꼬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좌파 5성운동이 우위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립정부 구성안은 사회민주당 당원투표를 무난하게 통과했다. 사민당은 지난 2일까지 당원 46만명을 대상으로 보수당-사민당 연정 찬반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결과로 정치 혼란을 마무리한 메르켈 총리는 곧 제4기 내각을 출범할 전망이다.

■대규모 회사채 발행 + 美 2월 임금동향 주목

이번 주 가장 눈에 띄는 경제지표는 단연 미 2월 고용보고서다. 실업률 예상치는 직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4%다. 비농업부문 고용은 20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임금 인플레 서프라이즈가 또다시 연출될지가 관심사다.

일단 시장에서는 전월비 시간당임금 상승률이 0.2%로 직전월(0.3%)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파월 의장이 “강한 임금 인플레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진단한 가운데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는 전년비 1.5%에 그친 바 있다. 물가목표 2%를 여전히 하회하는 수준이다.

약국체인 CVS의 400억달러 입찰 등 대규모 회사채 발행도 연이어진다.
지난주 국채시장은 대규모 입찰을 앞둔 물량부담을 일찌감치 드러냈었다.

이번 주 예정된 글로벌 주요 이벤트와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다음과 같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위원들 연설 일정도 빼곡하다.

3월5일: 일본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중국 2월 차이신 서비스업 PMI,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 유로존 2월 서비스업 PMI(최종치), 유로존 1월 소매판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 연설, 미 2월 마킷 서비스업 PMI(최종치), 미 2월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 PMI, 랜들 퀄스 연준 이사 연설

3월6일: 호주준비은행 정책금리 결정, 미 1월 공장재 수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연설

3월7일: 일본 2월 무역수지, 유로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최종치, 터키 정책금리 결정, 미국석유협회(API) 주간원유재고,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원유재고, 미 2월 ADP 민간고용, 미 1월 무역수지, 미 4분기 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수정치), 연준 베이지북, 미 1월 소비자 신용,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연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연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 캐나다 중앙은행 정책금리 결정

3월8일: 일본 1월 경상수지, 일본 4분기 GDP 최종치,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개시, 중국 2월 무역수지, 독일 1월 제조업수주, ECB 정책금리 결정,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기자회견, 미 주간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

3월9일: 중국 2월 소비자물가, 중국 2월 생산자물가,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발표, 독일 1월 무역수지, 독일 1월 산업생산, 영국 1월 산업생산, 미 2월 고용보고서,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연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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