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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업계 스타트업 캠퍼스 바람, 왜?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5 16:04

수정 2018.03.05 16:04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 SK텔레콤, 카카오 등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국내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을 위한 캠퍼스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이들 기업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또 초기 투자로 '떡잎'을 잘 키워 향후 서비스 확장을 위한 파트너사나 자회사로 인수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ICT 기업과 스타트업의 시너지 확대도 또 하나의 이유로 분석된다.

■구글 등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통신 사업자들이 국내 스타트업 육성에 본격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은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초점에 맞추고 있다. 이는 구글, 페이스북이 모두 '차고'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출신이기 때문이다.
즉, 스타트업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스타트업 육성 역시 기술과 노하우 전수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스타트업이 성장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대상이 제품을 이미 출시했거나 3개월 내 출시 계획이 있는 소규모 스타트업이다. 이들에게 구글 파트너 VC(벤처캐피털) 투자자나 노하우를 전수하고 글로벌 기회의 장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8인 이상으로 성장하면 졸업하는 구조다.

페이스북은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있는 경기도 판교에 이노베이션 랩 준비를 마치고 오픈을 기다리고 있어 랩 출범 시기는 앞당겨질 전망이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직접 투자는 엔젤투자자, VC 등도 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만 스타트업에 해줄 수 있는 것은 투자, 인수 목적이 아닌 기술과 노하우 이전"이라며 "좋은 기술이 있으면 투자는 뒤따르는 것이고, 우리의 주요 목적은 페이스북이 컸든 스타트업의 문화정신을 잘 키우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SKT 협업·M&A '시너지'
카카오,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뿐만 아니라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파트너도 찾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카카오는 투자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가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사실상 스타트업 캠퍼스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렇게 투자해 자리를 잡은 스타트업이나 협업 가능성이 있을 때 투자에 나서고 M&A를 통해 자회사 서비스를 확장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 서비스를 록앤올로부터 인수해 지난 2016년 2월 '카카오 내비' 서비스로 탄생시켰다. 2015년 1월에 인수한 지하철 내비게이션은 2016년 6월에 '카카오 지하철'로 리브랜딩됐고, 스타트업 파킹스퀘어는 같은해 4월에 카카오가 인수해 지난해 말 카카오T에 파킹 서비스로 탑재됐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주문 중개 서비스 기업인 '씨엔티테크'에 지분을 투자한 카카오는 이를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로 연결하기도 했다. 또 UX디자인 전문 스타트업인 탱그램디자인연구소는 카카오미니와 협업을 하고, 뷰티숍 솔루션을 제공하는 하시스는 카카오헤어샵 운영 서비스로 확대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진행 중이다.

SK텔레콤도 수년 전부터 장비산업, 통신기기 등의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협업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2년 간 25억8000만원을 투자받은 크레모텍은 SK텔레콤과 공동개발을 통해 'UO 스마트빔 레이저'를 2015년 5월 출시해 같은해 대한민국 기술대상, 이듬해 CES전시회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SK텔레콤은 핵심특허 9건을 무상 제공하고, 창업지원금이나 공동개발 연구실, 연구개발 인력, 마케팅 등 아낌없이 지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스타트업 캠퍼스는 기존에 운영 중인 캠퍼스와 다르게 SK텔레콤과 협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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