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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전운 고조하던 트럼프, 슬슬 '협상꾼' 모드로...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6 08:05

수정 2018.03.06 08:56

금세라도 무역전쟁으로 번질 기세더니 미국 트럼프발 관세부과 이슈가 차츰 잦아드는 양상이다. 무역전쟁 위협이 발언만큼 심각하지는 않으리라는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무역전쟁 위협에 하원의장이 직접 제동을 건 데다, 헤지펀드 대부로 유명한 레이 달리오가 ‘실제 위협은커녕 정치 쇼’에 불과하다고 발언한 영향이다.

한창 무역전쟁 전운을 고조하던 트럼프 대통령도 슬슬 ‘협상 귀재’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트윗글에서 교역국들과 관세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하원의장 “관세공격 당장 중단해라”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이 트럼프 행정부에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을 겨냥한 관세부과 추진을 중단하라고 이날 촉구했다.


애쉬리 스트롱 라이언 의장 대변인은 “무역전쟁 결과가 대단히 우려스럽다. 백악관에 관세부과 추진을 그만둘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제개혁법이 경기를 부양해왔는데 관세부과로 그 효과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하원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이 관세부과 계획을 계속 추진하면 의회 지도자들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마저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트윗글에서 관세부과 ‘유연성’ 강조

하원 의장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 물러설 뜻이 없다”며 예의 그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하지만 이날 올린 트윗글에서 “공정한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이뤄지면 캐나다와 멕시코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며 관세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뉘앙스를 내비쳤다.

퀸시 크로스비 프루덴셜파이낸셜 전략가는 “이날 캐터필러와 할리데이비슨 주가가 일제히 오른 배경에는 이번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트레이더들 기대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글에서 관세부과 문제를 두고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달리오 “트럼프 무역전쟁 위협은 정치 쇼”

달리오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링크드인 게시글에서 “관세부과가 미중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할 듯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위협은 실제 협박이라기보다 정치 쇼에 가깝다”고 말했다.

달리오 창업자는 “실제 관세폭이 지난주 발표된 수준으로 정해지더라도 중국 반발이 상징적에 그치면서 양측이 별다른 피해 없이 공격시늉만 낸 셈이 될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협상을 통해 상호 윈-윈 할 만한 여지가 크다. 양국 간 무역긴장이 고조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이 원하는 바를 확실히 밝히는 일이 트럼프 행정부 이익에도 가장 잘 부합한다”며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상호 수혜적인 방식을 파악할 때까지 공격적 자세를 보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욕주가·수익률 뛰고 달러화 하락에도 제동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되면서 뉴욕 주식시장도 상승세로 화답했다. 3대 지수는 초반 낙폭을 만회하고 1% 넘게 반등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6.70포인트(1.37%) 상승한 2만4874.76에 장을 마쳤다. 닷새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특히 유럽연합이 보복관세 부과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할리데이비슨과 수입산 철강수요가 높은 캐터필러 주가가 2~3% 상승해 주목을 받았다.

주가가 뛰면서 국채수익률도 제법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7.6bp(1bp=0.01%) 상승한 2.884%에 호가됐다.
장중 한때 2.895%로 급등하기도 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가치 역시 미미하게나마 사흘 만에 반등했다.
오후 3시53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장보다 0.05% 상승한 90.05에 거래됐다. 무역전쟁 우려로 연일 내리던 달러/엔도 나흘 만에 올랐다(엔화 약세).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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