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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인터넷 검색시장.. 네이버 경쟁상대는 구글이 아니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6 17:09

수정 2018.03.07 10:03

아직도 글로 찾니?
검색창에 키워드 쓰지 않아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거나 말로 하면 원하는 정보 좌르륵
네이버 대신 유튜브 HOW TO 영상.. 새로운 검색 트렌드로 자리매김
AI스피커로도 대화하듯 간편검색
이용자 빅데이터 분석해 추천·맞춤형 정보 제공도
요동치는 인터넷 검색시장.. 네이버 경쟁상대는 구글이 아니다

인터넷 기업들의 주력 분야였던 검색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단순히 글, 사진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던 검색이 영상 중심으로 진화하고, 인공지능(AI)이 결합되면서 음성으로 검색하고 정보를 듣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또 나에게 맞는 맞춤형 검색정보를 제공하는 개인화 서비스까지 등장하면서 검색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검색 시장은 이른바 'V-I-P'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V는 영상을 뜻하는 'Video', I는 인공지능을 뜻하는 'AI', P는 개인화를 뜻하는 'Personalized'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 구글과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사업자들이 경쟁하던 검색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뛰어들면서 검색 시장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국경과 업종을 초월한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검색 시장의 진화 방향은 'V-I-P'로 요약된다. 영상을 활용한 검색과 AI와 결합된 음성 검색, 이용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검색과 추천 서비스 등이다.

■유투브 이용 영상검색

우선 글 중심의 검색이 사진, 영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포털 검색은 검색창에 키보드나 스마트폰으로 궁금한 내용을 입력하면 글이나 사진으로 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제는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로 사진만 찍어도 검색이 된다. 옷을 찍으면 그 옷의 정보와 가격, 쇼핑몰 등을 알려주고 음식점 간판을 찍으면 메뉴와 가격, 후기 등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특히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강력한 검색 시장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10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궁금한 것을 유튜브에 검색해 해소하는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이른바 '하우투(How to)' 영상을 통해 요리하는 법, 드론 날리는 법, 그림 그리는 법, 게임하는 법, 심지어 공부하는 법도 배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대신 유튜브로 검색하는 트렌드를 보면서 위기감을 느기고 있다"며 "네이버도 하우투 영상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AI 스피커로 음성검색

AI와 결합된 음성검색도 기존 검색과는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SK텔레콤을 필두로 KT, 네이버, 카카오 등이 잇따라 선보인 AI 스피커는 음성 검색이 새로운 검색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굳이 포털 사이트를 찾지 않아도 AI 스피커에게 오늘 날씨를 물어보고, 지금 듣고 있는 노래의 제목이나 가수를 확인한다. 손을 쓰지 않아도 말로 대화하듯이 검색을 할 수 있게됐다.

해외에서도 음성 검색은 주목받는 분야다.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가 탐재된 AI 스피커 '에코'를 통해 온라인 쇼핑도 가능하다. 유통 사업자였던 아마존이 AI를 앞세워 검색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개인화 검색서비스 진화

아울러 검색 시장이 점점 개인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직접 찾는 것보다 추천받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트렌드는 음악이나 영상 등 콘텐츠 소비를 위한 검색에서 주로 나타난다. 대표 서비스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그동안 시청한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영상을 추천해준다. 넷플릭스가 전세계 1억1700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글로벌 동영상 시장을 호령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이용자 빅데이터에 기반한 추천 서비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 지니뮤직의 '지니' 등이 날씨나 상황별, 이용자 선호에 따른 추천음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검색 시장의 강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 카카오는 모바일 다음 첫 화면에 이용자가 관심이 있어할만한 뉴스를 모아서 추천해주는 기능을 도입했다.
네이버 역시 이용자 빅데이터를 분석, 검색 화면을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을 여러번 검색한 이용자가 방탄소년단을 검색하면 공연정보나 음악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방탄소년단을 처음 검색한 이용자에게는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의 정보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검색 시장은 더이상 구글과 네이버, 다음이 경쟁하는 시장이 아니라 통신사와 모바일메신저, 유통기업, 동영상 플랫폼 기업, 심지어는 자율주행 기업까지 국경과 영역 구분없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라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발맞춰 신기술을 도입하고, 영상과 개인 맞춤 서비스 등 다양한 이용자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바로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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