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서초포럼

[여의나루]한반도, 평창올림픽 그 후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6 17:44

수정 2018.03.06 17:44

[여의나루]한반도, 평창올림픽 그 후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포함해 세계의 3대 체육행사(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월드컵축구)를 유치한 여섯번째 나라로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성과는 오천만 국민이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잠시나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한마음으로 결속되었고, 국민들의 사기와 애국심이 높아진 점이라고 생각한다.

평상시에 우리들은 '국가'라는 존재를 '공기'처럼 당연히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들이 오염된 공기를 마셔야만 깨끗한 공기의 중요성을 아는 것처럼, 국가의 안보와 외교가 위기에 처해서야 국가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한반도를 둘러싼 대외적인 도전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공격적인 평화공세, 미국과 국제사회의 북한제재, 미국의 우리 물건 통상압력, 중국의 사드보복 지속, 일본과의 외교마찰 잔존, 북한 핵무장에 대한 우리 국민의 무기력함 등 대외문제에서 한반도 정세가 매우 불안하다.
강대국 속에서 '외교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일부 외교전문가는 6·25 이후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로 높은 수준의 하나라고 걱정한다.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 폴 케네디는 강대국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적절한 군사력, 지속적인 군사비를 지탱할 경제력, 그리고 국민들의 애국심, 사기, 결속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폴 케네디는 독재국가 북한은 가분수적인 군사비 지출, 광산물 등 원재료의 수출을 통해 운영되는 원시적인 경제구조 등 지속적인 존속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지정학적으로 우리는 세계 4대 강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고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무엇보다 '국가 안보'가 국가의 최우선 가치이다.

평상시 중요성을 잊고 지내는 우리의 귀중한 '사회적 자본'을 다시 생각해보자.

첫째, 사회적 자본은 한·미 군사동맹과 주한미군의 주둔이다. 북한에 대한 안보 자산뿐만 아니라, 만일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동맹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19세기 말 조선과 같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내정의 훈수와 간섭을 당하며 살 우려가 높다.

북유럽의 소국 핀란드는 인접 강대국인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것이 오늘날 냉혹한 국제정세이다. 경제발전도 미 군사력 덕분에 나라의 예산편성 시 국방비 지출규모를 줄이는 대신 경제개발, 복지 등에 많은 몫을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을 인정해야 한다. 둘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중 FTA 등 52개 국가와 맺고 있는 '경제적 동맹'이다. 통상협상에서 미국과 FTA의 개정협상이 중요하다. 한·미 FTA의 존재 자체가 우리 수출기업과 해외 투자자의 국제적 신용 확보와 경제적 안보의 상징적인 측면이 있다. 셋째, 우리 국민들의 국가에 대한 높은 애국심, 결속력, 신뢰감이다. 현재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교육개혁 중에 초중고 학생에 대한 음악 '합창교육'을 의무화한다고 한다. 사회생활의 협동정신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행동경제학자는 국가발전을 진화론으로 분석하면서 집단구성원 상호간 협력, 결속력, 충성심 등 협력문화가 발달한 사회는 존속하고 비협력문화가 높은 집단은 도태된다고 분석한다.

인간은 이기적인 '경제적 동물(호모 에코노모스)'이라고 불린다.
이익과 보상이 있어야 행동하는 게 본성이고 애국심은 그 다음 순서이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위해 동맹국과 '군사적 안보와 경제적 안보'를 더욱 강화하면서, 분열된 국론을 결속력과 애국심으로 단합하는 '심리적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자.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관세청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