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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카카오 문자서비스 쟁탈전 후끈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7 15:57

수정 2018.03.07 15:57

이동통신사와 카카오간의 문자메시지 주도권 쟁탈전이 뜨겁다.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직접 모바일 메신저를 출시하며 카카오톡 견제에 나섰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도 카카오톡 안에서 이통사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이며 문자 메시지 수요를 모바일 메신저로 끌어들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어린이들을 위한 전용폰 '쿠키즈 미니폰'을 출시하면서 전용 메신저 '미니톡'을 선보였다. '미니톡'은 '미니폰' 이용자들끼리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메신저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자체 모바일 메신저 '미니톡'. 오는 4월부터 일반 이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SK텔레콤이 선보인 자체 모바일 메신저 '미니톡'. 오는 4월부터 일반 이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미니폰'에 웹서핑 기능과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를 차단했다. 스마트폰 중독과 유해물 노출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앱스토어가 차단됐기 때문에 카톡을 사용할 수 없다.

SK텔레콤은 미니톡 사용자들을 위해 디즈니의 유명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를 활용해 다양한 감정표현이 가능한 이모티콘을 마련하는 등 공을 들였다. 오는 4월에는 일반 이용자들도 앱 마켓을 통해 '미니톡'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톡 대신 전용 메신저인 미니톡을 제공해 유해 링크 연결로 인한 위험을 차단하면서 친구들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게 했다"면서 "카톡을 견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맞서 카카오도 통신사의 문자 메시지를 카톡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부터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1월부터 스마트폰에 온 문자메시지를 카톡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문자 모아보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이용자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카카오가 통신사의 문자 메시지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선보인 서비스라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있다. 실제로 메시지를 카톡 안에서 확인하고 답장을 카톡 메시지로 보내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와 카카오와의 문자 서비스 주도권 경쟁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카톡이 처음 등장했을때 이통사들은 이에 맞서기 위해 '조인'이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조인'은 사용자 확대에 실패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여전히 이통사들은 메시지 플랫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현장에서도 글로벌 주요 이통사들이 모여 글은 물론 사진, 영상 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차세대 문자 메시지 서비스 규격인 'RCS'에 대해 논의한 것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가 카톡 알림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문자 서비스를 둘러싼 이통사와의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기존에는 정부, 기업들이 문자 메시지로 고객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카톡이 대체하고 있다. 알림톡이 이통사들의 기업 메시지 서비스 매출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카톡의 등장으로 문자 메시지 매출이 급감한데 이어 알림톡으로 기업 메시지 매출까지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이통사들이 '조인' 실패에도 불구하고 RCS 논의를 지속하며 문자 메시지 주도권을 되찾고 싶어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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