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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오찬회동> '北비핵화 진정성' 화두..野 "비핵화 전제 회담" 촉구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7 16:58

수정 2018.03.07 16:58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7일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동에서는 방북특사단이 들고온 성과와 관련해 '북한의 진정성'이 최대 화두였다. 보수야당은 북측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와 비핵화 의지 표명 등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비핵화 전제' 정상회담을 주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핵폐기가 최종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로드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헌을 놓고는 주체를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펼쳐졌다.

■보수야권, 北 비핵화 전제 촉구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특사단의 방북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북한의 '진정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과거 정권에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돼야 함을 촉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핵동결과 탄도미사일 개발 잠정중단으로 합의를 하면 안된다"고 강조, 핵폐기 전제 없는 남북회담 무용론을 제기했다고 배석한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당연히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로, 핵확산 방지나 핵동결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핵폐기는 최종 목표이고, 바로 핵폐기가 어려울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 핵폐기 전단계까지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치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직접 브리핑을 통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대북제재를 이완시키고 북핵완성의 시간벌기용임이 나중에 밝혀진다면 이 정부는 5000만 국민에게 재앙을 안겨주는 그런 정권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북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남북 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남북간 대화가 시작한다고 해서 대북제재가 이완되거나 흔들리는 일이 없을 것이란 확실한 발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신용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제재압박이 이완되는 것은 없다"며 "선물을 주는 것은 물론 이면합의도 없다. 한미간 일체된 입장을 가져야 훨씬 더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9.19공동성명(북한 비핵화 합의)과 비교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야당 대표들의 지적에는 "9.19공동성명을 참고해서 현실적 로드맵을 만들고 충분히 검증하고 지혜를 모아 미국과도 집중적으로 논의해서 앞으로 로드맵을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개헌 놓고는 '신경전'도 오가
이날 회동에서는 개헌을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펼쳐졌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국회 주도' 개헌안 마련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조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개헌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주도의 개헌 문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국민의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고 국론이 분열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개헌 논의는 국회 주도로 이뤄질 수 있게 정부 주도 개헌 논의를 철회하시는 결단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주도 개헌안 마련에는 공감하면서도 불가피한 경우 정부의 개헌안 마련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문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서 "국회가 안하면 어떻게 개헌을 합니까"라면서 "국회가 필요한 시기까지 (개헌안을)발의하지 않으면 정부가 발의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어 "개헌은 국정의 블랙홀과 같은 것으로, 빨리 마무리하고 다른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를 놓치면 개헌 모멘텀을 만들기 쉽지 않다. 국회가 (개헌안을 마련)해달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개헌 논의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의 취지가 안보인 만큼 벗어난 의제를 테이블에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불거진 당내 '미투'와 관련, 자신의 검은색 복장을 언급하며 "오늘 입은 복장은 미투와 관련한 것이다.
유구무언이다"라고 말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말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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