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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브렉시트 이후 英의 시장 접근 완전 차단'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8 15:47

수정 2018.03.08 15:47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탈퇴) 이후 영국의 단일 시장 접근을 완전히 차단할 것임을 시사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도날트 투스크 EU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영국과 무역 협상 방침이 담긴 초안을 공개하면서 영국의 성공적인 브렉시트는 EU의 이익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번 초안에는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부분적인 시장 접근으로 바라던 금융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EU가 영국이 원하는 부분만 요구하게 놔두지 않을 것임을 단호하게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이번 초안은 오는 22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EU 수석 협상 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르 주도로 영국과 협상에 들어간다.

투스크 위원장은 영국이 브렉시트로 EU의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유럽통합법원에서도 이탈을 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상이 가능한 것은 무역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EU는 영국과 장벽을 쌓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브렉시트는 양측의 결별을 뜻한다”며 브렉시트는 복잡하고 양측이 대가를 더 많이 치르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초안에 영국측에 무관세와 쿼터 제한 철폐를 없애주는 조건으로 EU 국가 어선들이 영국 영해에서 조업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밖에 브렉시트 이후 양측간 분쟁은 유럽대법원에서 중재하도록 하고 안보와 국방, 외교 협력 지속을 위해 새로운 합의 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외신들은 투스크 위원장이 공개한 초안을 볼 때 앞으로 외교 전문가들이 동원된 협상에서 안건을 놓고 수개월간 불필요한 언쟁만 예상되며 금융과 제약업 같은 핵심 산업의 EU 시장 접근을 요구하던 영국의 탈퇴 조건이 수용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일하게 양측이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 사항은 자유무역협정이지만 이마저도 영국이 조건을 강요하고 있어 양보를 많이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FT는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수요 가능성이 적은데도 금융서비스를 무역협정에 포함시킬 것을 고집하는 것은 금융업체들의 런던 이탈이 비용 부담 증가와 뉴욕 또는 아시아로의 자본 유출로 이어지는 것을 결국 EU에서 인식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투스크 위원장은 양측간 무역협정에 금융서비스를 포함시킬 수 없다며 브렉시트 후 영국도 다른 제3국처럼 취급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초안을 볼때 EU는 앞으로 영국과 협상을 하면서 지금까지의 자유무역협정에는 없었던 유례없는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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