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프로야구 원년 개막경기 주인공 이만수·이종도 36년만에 맞대결

1982년 MBC-삼성 격돌..첫안타에 첫홈런 친 이만수, 첫만루포로 뒤집은 이종도
성심학교-백구회 친선경기..일일감독 對 선수로 재회

한국 프로야구 첫 안타와 첫 홈런을 때려낸 이만수
한국 프로야구 첫 만루홈런의 주인공 이종도(오른쪽)

【 부산=성일만 야구전문기자】 36년 전인 1982년 3월 27일 동대문야구장(현 동대문역사문화공원). MBC 청룡(현 LG 트윈스)과 삼성 라이온즈의 역사적인 프로야구 원년 개막 경기가 열렸다. 이만수는 삼성의 포수 겸 4번 타자, 이종도는 MBC의 좌익수 겸 6번 타자로 출전했다. 이 경기는 마치 프로야구의 흥행을 담보하는 예고편 같았다. 이제는 '국민스포츠'로 자리한 프로야구의 온갖 재미가 이 한 편의 드라마에 녹아들었다. 극적인 연장전 승부와 더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

선제타를 날린 쪽은 삼성이었다. 첫 안타의 주인공은 이만수, 첫 홈런도 이만수의 몫이었다. 그대로만 끝났으면 모든 포커스가 이만수에게 쏠릴 상황. MBC는 4-7로 뒤진 7회 말 유승안의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운명의 10회 말. MBC는 1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다. 한 점이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홈런을 때린 4번 유승안이 이번엔 3루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켰다. 5번 백인천을 거르는 것은 당연한 조치.

2사 만루서 6번 이종도가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투수는 구원 이선희. 이 둘은 두고두고 프로야구사에 회자될 만큼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종도가 때린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 이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이 있을까. 이선희는 나중에 한국시리즈서도 3대 3으로 비긴 6차전 9회 초 김유동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뼈아픈 기억을 남겼다.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의 두 주인공 이종도와 이만수가 다시 만났다. 오는 11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펼쳐질 '2018 전국명문고 야구열전'(파이낸셜뉴스.부산파이낸셜뉴스 공동주최) 결승전을 앞두고 열리는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와 백구회의 친선 경기에서다. 한 사람은 감독, 또 한 사람은 선수로 출전한다.

이만수는 충주 성심학교의 일일감독으로 팀을 이끈다. 이종도는 이에 맞설 백구회의 선수로 뛴다. 충주 성심학교는 영화 '글러브'(감독 강우석)의 실제 모델로 청각장애인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백구회는 비록 50~60대의 노장 선수들이지만 과거에 누구보다 화려한 시절을 보낸 스타 플레이어 출신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하일, 황동훈, 주성노, 신현석, 이종도, 유대성, 윤영환, 이석재 등 국가대표팀 혹은 청소년 대표 감독, 선수 출신이 8명이나 포함돼 있다.


하지만 왕년의 스타플레이어라고 세월의 무서움을 비켜갈 순 없다.

김재박, 이종범과 함께 한국야구사에 '3대 유격수'로 손꼽히는 하일 전 대한야구협회 전무는 "이제 1루까지 공을 제대로 못 던진다"며 슬픈 현실을 고백했다.

백구회 회원들은 경기와 별도로 10일 오후와 11일 오전으로 나누어 충주 성심학교 선수들에게 개인 교습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