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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QE 확대’ 문구 삭제…‘베이비스텝’ 출구전략 한발 더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9 07:53

수정 2018.03.09 09:40

유럽중앙은행(ECB)이 ‘베이비스텝’ 출구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가장 부양적인 성명서 문구를 삭제, 통화정책 방향이 긴축으로 기울어졌다. 4월 이후 회의에서 양적완화(QE) 종료 관련 발표를 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해당한다.

ECB는 8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예치금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40%로 유지하고, 대출기준금리(refi)는 0.00%로 동결했다. 긴급대출금리도 0.25%를 이어간다.

ECB는 성명서에서 "정책금리를 현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월간 양적완화 규모 역시 오는 9월까지 현행 300억유로를 이어갈 것이며 필요 시 이를 연장하겠다"는 기존 문구를 유지했다.

이어 ‘전망이 덜 우호적이 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한 경로로 추가 조정돼 가는데 금융환경이 부합하지 않으면 양적완화 규모·기간을 늘리겠다’는 성명서 문구를 삭제했다.

그러나 정책회의에 뒤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완화적 문구 삭제가 '후행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이 계속 반응적 기조를 이어갈 것이며, 기저물가 흐름도 여전히 억눌려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전망에 하방압력을 미칠 만한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를 지목했다. 그는 “무역정책과 관련한 일방적 결정은 위험하다. 미국발 관세부과에 기인한 직접적 영향은 제한되겠지만 국제관계를 둘러싼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유로존 올해 성장률 전망을 높이고 내년 물가 전망은 낮췄다. 올해 전망을 2.3%에서 2.4%로 상향하고 내년과 내후년은 각각 1.9% 및 1.7%를 유지했다. 올해 물가 전망을 기존 1.4%로 유지한 가운데 내년 전망은 1.5%에서 1.4%로 하향했다. 내후년 물가 전망은 1.7%로 기존과 동일했다.

■ECB에 오르고 드라기 말발에 꺾인 유로화·수익률

완화적 문구 삭제는 ECB가 연말 양적완화를 끝낼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유로화와 국채수익률은 동반 급등했다가 드라기 총재 기자회견 이후 황급히 꺾여 내려갔다. 드라기 총재가 완화적 문구 삭제 의미를 절하하고 물가와 관련해 신중론을 강조한 결과다.

통화정책 발표 이후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0.703%까지 급등했다가 되밀렸다. 2.7bp(1bp=0.01%) 낮아진 0.629%로 장을 마쳤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도 2.3bp 하락한 2.861%에 호가됐다. 유럽발 상승압력으로 초반 2.894%로까지 높아졌다가 되떨어졌다.

유로/달러도 장중 1.2446달러로까지 치솟았다가 되밀렸다. 오후 3시15분 전장보다 0.81% 하락한 1.231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 흐름을 정반대였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0.66% 상승한 90.18에 호가됐다.
89.52까지 떨어졌다가 되올랐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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