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불출마·전략수정… ‘안희정 사단’ 곤혹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9 18:14

수정 2018.03.09 18:14

安 성폭력 의혹 일파만파..충남도 정무부지사 허승욱, 천안갑 재선거 불출마 선언
박수현 前 대변인도 흔들 내연녀 공천 공방까지 겹쳐..與, 수도권까지 여파 우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의혹 파문의 여파로 충청권의 이른바 '안희정 사단'이 줄줄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모두가 미투운동으로 낙마한 '안희정 쇼크' 때문이다.

안 전 지사의 대표적인 정책통인 허승욱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9일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허 전 부지사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참담하고, 송구합니다. 저는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철회하고 모든 당직에서도 물러나겠습니다. 거듭 송구합니다.
'라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천안갑은 충청권에선 유일하게 재보궐 지역에 포함되면서 차기 총선을 가늠할 주요 전략지로 주목을 받던 곳이다.

허 전 지사는 민선 6기 충남도 첫 정무부지사로 2014년 7월부터 3년 6개월간 안희정 전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안 전 지사의 '3농 혁신'(농어민.농어촌.농어업) 정책도 그에게서 나왔다. 앞서 2010년에는 충남도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안 전 지사를 돕기도 했다.

포스트 충남도지사 경쟁에도 불똥이 튀었다.

안 전 지사의 친구이자 이번 충남지사 선거에서 안희정 마케팅을 벌여온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6일 안 전 지사 사태와 관련해 "안희정 (전)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어떻게 하면 충남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고 밝힌 뒤 선거 운동을 전면 중단했다. 또 때아닌 내연녀 지방의회 공천 의혹 공방에 휘말리자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공방을 예고 중이다.

안 전 지사의 '3농 혁신'정책 계승을 주장하며 충남도지사 경선에 나섰던 복기왕 아산시장도 급히 전략 수정을 하는 등 충청권 안희정측 출마인사들의 선거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야당은 안희정 사태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며 연일 도덕성 문제로 맞불을 놓고 있다. 그동안 충남에선 민주당 경선이 곧 당선 보증수표로 불려왔다.

충남 홍성.예산군에 지역구를 둔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지난 7일 "민주당은 도의적 책임을 위해서라도 6월 지방선거에서 충남 도지사를 비롯해 모든 선거에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우려는 이뿐만이 아니다. 안희정 쇼크가 충청권을 넘어 전체 지방선거 판세를 흔들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 때문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영남권을 포함해 전체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9석 이상 당선을 자신해온 민주당은 안희정 쇼크 이후 전략 수정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안희정 사태 진앙지인 충청권은 물론 해볼만하다던 영남권이나, 완승을 자신해온 수도권도 여파가 미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추가로 거물급 인사가 나오지 않는 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 현재만 봐서는 안 전 지사 파장에 정치에 실망한 2∼30대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불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5∼60대 유권자들의 싸움이 된다면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