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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5억2천만년전 원시동물 두뇌 비밀 풀었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0 20:50

수정 2018.03.10 20:50

원시절지동물 케리그마켈라의 형태분석과 헤엄치는 모습 복원도
원시절지동물 케리그마켈라의 형태분석과 헤엄치는 모습 복원도

케리그마켈라의 두뇌가 보존된 화석과 머리 신경 복원도
케리그마켈라의 두뇌가 보존된 화석과 머리 신경 복원도

극지연구소는 지난 9일 북극에서 발견된 신경 화석을 이용해 5억2000만 년 전 지구에 살던 원시동물의 두뇌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극지연구소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영국 브리스톨.더럼대학교, 옥스퍼드 자연사박물관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그린란드에서 발견한 화석을 분석해 원시 절지동물인 '케리그마켈라'의 머리구조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가장 앞마디의 신경으로만 이루어진 케리그마켈라의 두뇌 형태를 확인, 현생 절지동물의 두뇌가 가장 앞마디의 신경에 뒷마디의 신경들이 융합하는 과정을 거쳐 형성됐다"고 밝혔다.

곤충이나 갑각류처럼 여러 개의 마디로 구성된 절지동물은 지구에 살고 있는 120만 종의 동물 가운데 8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번성한 동물이다. 앞쪽 마디들의 신경이 융합해 뇌가 만들어졌다고 알려졌을 뿐 자세한 뇌의 진화 과정은 미스테리로 남아있었다.

절지동물의 특징인 겹눈의 기원도 드러났다.
두 번째 마디의 다리 끝에서 갑자기 나타났다와 머리 표면에 붙어있는 홑눈들이 모여서 점진적으로 생겼다는 두 개의 가설이 있었지만, 원시적인 형태의 겹눈을 확인하면서 점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연구팀이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구에 사용된 화석은 북위 82도로 지구상의 육지 중 최북단인 북그린란드 '시리우스 파셋(Sirius Passet)' 화석산지에서 발견됐으며 신경과 눈을 비롯한 내부구조가 잘 보존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3월 온라인에 게재됐다.
화석을 채취하고 제 1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극지연구소 지구시스템연구부 박태윤 선임연구원은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동물군인 절지동물의 머리 형태 기원을 더 상세하게 밝힐 수 있도록 연구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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