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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자리 늘어도 임금 상승세는 둔화…공격적 금리인상 전망 꺽이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1 16:27

수정 2018.03.11 16:27

비농업부문 일자리 31만3000개 증가 … 예상 대폭 상회
임금 상승세는 전월 대비 둔화 … 
인플레-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 완화돼
실업률 4.1% 유지…노동시장 참여자 80만6000명 증가
美 증시 큰 폭 상승 …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로 마감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2월 신규 고용은 예상보다 큰 폭 늘어났지만 금융시장이 주시해온 임금 상승 압력은 다소 둔화됐다고 미국 노동부가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이 가파른 임금 인플레이션 신호 없이 견고하게 성장했음을 보여준 이번 고용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를 완화해줄 것으로 전망했으며 미국 증시는 노동부 발표를 대형 호재로 받아들이며 큰 폭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계절조정치로 31만3000개 늘어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20만5000개를 대폭 상회하는 결과다. 실업률은 5개월째 4.1%를 유지하며 200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연준은 미국의 현재 실업률을 완전 고용에 접근했거나 이미 완전 고용을 약간 넘어선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론상 완전 고용에 가까운 낮은 실업률은 구인난을 심화시켜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비 0.1%, 전년비 2.6% 상승해 1월의 0.3%와 2.8%(하향 수정치)에 비해 오름세가 각기 둔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완전 고용에 가까운 실업률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임금 상승세가 전월 보다 약화된 것은 노동시장의 신규 참여자들이 늘어나 기업들의 구인이 상대적으로 용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노동시장 참여자는 80만6000명 증가, 2003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 늘어나며 거의 1억6200만명에 육박했다. 아데코 스태핑의 선임 부사장 빌 레이븐스크로프트는 CNBC에 “일자리가 계속해서 이렇게 확대되면 임금 급등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분석가들은 노동부의 2월 고용보고서는 지난 한달간 시장을 압박했던 인플레이션 급등과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를 완화시켜준 매우 훌륭한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고용보고서는 증시 투자자들에게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여지가 생겼다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경제에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 기회를 제공해줬다고 보도했다. 노동부가 지난달 미국의 1월 평균 임금이 전년비 2.9%(잠정치) 상승, 8년만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고 발표한 뒤 증시는 인플레이션 가속화 및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로 10% 가량 하락하는 조정을 겪었다.

이날 뉴욕 증시 다우지수는 1.77% 오른 2만5335.74에, 그리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74% 전진한 2786.57에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1.79% 상승, 사상 최고치인 7560.81에 거래를 끝냈다.

헤니온 앤 월시의 대표 겸 수석 투자 오피서 케빈 만은 CNBC 방송의 파워 런치에 출연해 "이번 고용보고서는 피자의 완벽한 조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기저 체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2018년에 금리가 세번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잠재적 가능성을 일부 축소시켰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2월 고용보고서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명령이 향후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2월 제조업 일자리는 3만1000개 증가, 전월에 비해 거의 2배 늘었다. 또 미국 제조업계 고용은 지난 1년간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는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가격을 올려 이들 금속을 소비하는 다른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몇 개월 뒤 제조업계 전반의 고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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