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법안' 한달새 30건.. 포퓰리즘 걷어내야

확산되는 '미투 운동'에 쏟아지는 입법 발의
여야 입법지원 약속하지만 핫이슈 편승 그치지 말고 제대로된 제도 개선 이어져야

정치권을 강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쓰나미로 각 정당 등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미투 입법'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성폭력범죄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강화 등에 중점을 둔 입법 지원을 통해 '미투 운동'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는 취지다. 다만 사회 전반에 부는 미투 이슈에 편승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법안'에 그칠 수 있는 만큼 제대로 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미투 운동 확산과 함께 경쟁하듯 관련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개인적 입법 활동은 물론이고 당 차원의 법안 발의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본지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미투 운동의 확산과 맞물려 지난달 이후 발의된 관련 입법은 이날 현재 30여건에 달한다.

'가해자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각각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형법과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이 각각 6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3건),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군인사법 개정안,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 등이 각 1건으로 뒤를 이었다.

제정법도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안을,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피해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법안을 발의했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통해 직장내 괴롭힘 방지 관련 법안이 발의된 적은 있지만 제정법으로는 최초다.

활발한 법안 발의에 발맞춰 여야 지도부도 국회 차원의 '입법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여야 대표들은 미투의 확산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입법 지원을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당내 인사들에 대한 잇따른 '미투 폭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근본적인 해결원칙을 만들어가겠다"며 "적극적인 입법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미투 입법 러시'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자칫 핫이슈에 편승한 '포퓰리즘 법안'으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법안심사 과정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제도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회적 이슈에 편승한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발의에만 그치지 말고 제대로 된 입법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