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원내 4당 출범 '초읽기'...캐스팅보터 경쟁 본격화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2 16:20

수정 2018.03.12 16:20

-평화당과 정의당 '공동교섭단체' 구성 막바지 단계
-바른미래당과 경쟁 '치열'… 의석 분포차이 단 2석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왼쪽)가 7일 오전 국회 본청 정의당 대표실을 방문해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왼쪽)가 7일 오전 국회 본청 정의당 대표실을 방문해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바른미래당과의 '캐스팅보터 경쟁'에 본격 불이 붙을 전망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인 국회 구도를 감안할때 두 교섭단체의 선택이 국정운영의 결정적인 '방향키'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이를 의식한 듯 양측은 날선 '설전'을 주고받으며 벌써부터 견제를 시작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성사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
평화당의 제안을 받은 정의당이 전날 의원총회에 이어 이날 상무위원회를 열고 공동교섭단체 구성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일부 우려 의견이 있었으나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노동·농민 민생현안과 한반도 평화 등 촛불민심 실현을 위해 위원단이 제시한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정의당은 오는 17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공동교섭단체 추진에 관한 협상 여부를 승인 받기로 했다.

'평화당+정의당'의 원내 4번째 교섭단체 출범으로 캐스팅보터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이 창당 때부터 '캐스팅보터론'을 강조했던 만큼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날개'를 다는 셈이기 때문이다.

평화당 핵심 관계자는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 때문"이라면서 "현재로서는 (교섭단체 구성이)9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보는데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자연스럽게 바른미래당과의 캐스팅보터 경쟁도 치열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장병완 원내대표도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교섭단체 일때보다 교섭단체 일때 좋은 것은 협상권 아니냐"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완료시 뜻을 함께 하는 의원 수는 최대 25석, 바른미래당은 27석으로 단 2석 차이에 불과하다.

양측은 이 같은 원내 지형 변화를 의식한 듯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내고 정의당을 겨냥해 "교섭단체만 구성할 수 있다면 정체성 따위는 엿 바꿔 먹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공동으로라도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유혹에 그동안 잘 지켜오던 정체성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가 국회법에 따라 교섭단체를 규정하고 지원을 하는 이유는, 일정 규모 이상의 국민이 공유하는 이해관계와 가치를 국회에서 정책과 예산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이다"라며 "결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20명만 넘긴다는 명목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평화당도 맞공세를 펼쳤다.

평화당은 논평에서 "정체성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고 보수야합으로 투항한 바른미래당은 정체성의 'ㅈ'도 꺼낼 자격이 없다"며 "보수야합도 모자라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 적폐청산, 국가대개혁 등 촛불혁명에 매진하려는 두 당의 노력이 그렇게 두려운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치에서 정체성을 사라지게 만든 바른미래당은 정체성 운운하지 마시고 자신의 정체성이나 속히 마련하라"고 충고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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