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남북-북미 대화 지지".. 日 '패싱' 불안에 제재서 대화로

지령 5000호 이벤트

당초 15분 예정된 면담시간.. 질문 이어지며 1시간 이어져

13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도쿄 일본총리 공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추진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3일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한과) 대화를 일본은 평가한다"며 "남북관계의 진전과 비핵화 국면에서 변화를 가져온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혀 그동안 대북제재만을 강조했던 입장의 변화 조짐을 보였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우리측 특사단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을 이끌어 내며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바 있다. 북한과 대화를 조건으로 대북제재 완화나 그 밖에 대가를 제공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재팬 패싱 불안감…대화국면 지지 나서

하지만 남.북.미를 비롯한 동북아 주변국들이 대화국면에 접어들면서 재팬 패싱(passing.건너뛰기) 논란이 일면서 적극 개입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베는 내달께 방미해 트럼프를 만나 북미정상회담, 비핵화 등 논의에 참여하기로 했다. 또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을 받을 경우 인원과 기자재 조달 등 초기 비용 3억엔(약 30억원)을 부담한다고도 했다.

이번에 우리측 특사단과 면담에선 남북관계 진전 등을 평가하며 그동안 대북 강경론에서 대화로 선회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아베는 "북한이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큰 담판을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 기회를 단순히 시간벌기용으로 이용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시간끌기용이란 그동안의 시각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이 특사를 보내서 방북 결과와 방미 결과를 소상히 설명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현재의 상황변화는 그동안 한.미.일 세 나라가 긴밀하게 공조해온 결과로 평가한다"고 했다.

아베는 서 원장 등에게 북한과 관련한 상황, 북한의 현재 입장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질문을 하며 대단히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서 원장과 아베 총리의 면담은 애초 15분 예정이었으나 1시간 동안 진지하고 밀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배석자는 우리측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수훈 주일 대사와 일본측 고노 다로 외무상, 니시무라 관방부장관,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실 국장,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 정보관 등이다.

■"한국과 단단히 협력…납치문제도 해결을"

현지 언론들도 아베 총리가 서 원장 일행과 대화에서 비핵화가 전제라면 일본 역시 북한과 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고 밝혔다.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일본의 기본 방침"이라며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를 위해서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단단히 협력하고 싶다. 한.미.일 협력을 바탕으로 핵.미사일 문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의 의지를 밝힌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며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물결이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려면 한.일간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일 두 정상간 의지의 결합과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흐름은 아베 총리와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평창올림픽의 개막식에 참석하는 좋은 분위기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앞으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각각 성공하도록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전날 일본에 도착한 서 원장은 같은 날 저녁 도쿄 이쿠라 공관에서 고노 외무상과 3시간동안 최근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한바 있다.

한편 서 원장과 남 2차장은 아베와 면담에 이어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뒤 이날 밤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도착 시간이 늦은 만큼 청와대 보고는 차후에 하기로 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조은효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