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피의자 소환 MB "참담한 심정"..사저 앞 지지자 자취감춰(종합)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4 09:49

수정 2018.03.14 09:50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피의자 신분으로 14일 오전 9시 30분 검찰에 소환됐다.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대통령 중 5번째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실 소유주 논란,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뇌물 수수혐의 등 17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서울 논현동 사저 주변에는 취재진과 진보 시민단체들로 북적여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일찍부터 일어나 검찰 출석을 준비했다. 전날 자택에서 나오지 않은 채 변호인단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최후 조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7일 서울 대치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현 정부의 정치보복’이라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물어라’라면서 검찰 수사에 대비해왔다.

14일 오전 9시께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서울 논현동 사저 주변에는 취재진과 진보 시민단체들로 북적여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사진=김규태 기자
14일 오전 9시께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서울 논현동 사저 주변에는 취재진과 진보 시민단체들로 북적여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사진=김규태 기자

그러나 최측근의 폭로가 연이어 이어지고, 여러 혐의가 점차 짙어지면서 검찰 소환에 많은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날 오전에는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과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등이 이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또 최근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을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도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들과 검찰 소환 전 여러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출석할 당시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한 것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는 취재진만이 북적였다. 소환을 앞둔 이 대통령을 촬영하기 위해 방송국 헬기와 드론도 등장했다.

사저 앞에는 진보 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도 벌였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차량을 타고 이동하자 “이명박을 구속하고, 모든 재산을 환수하자”라고 외쳤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15분께 사저 안 주차장에서 차량을 타고 약 4.7㎞ 떨어진 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15분께 사저 안 주차장에서 차량을 타고 약 4.7㎞ 떨어진 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15분께 사저 안 주차장에서 차량을 타고 약 4.7㎞ 떨어진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총 4대의 차량이 나섰다. 오전 9시 30분께 중앙지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은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지자들과 측근들에게도 사과했다. 또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얘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한다고 스스로 다짐한다”며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정치보복에 대해 둘러 이야기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경찰은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인 사저 주위에 경력을 배치, 사저 앞 출입을 제한했다. 일부 취재진만 신분 확인 이후 출입을 허용했다.
경찰은 진보 단체와 보수 단체의 충돌 등을 대비해 경찰버스, 경찰차 등을 인근 도로에 대기시켰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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