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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채권 전문가 "美 금리인상 이벤트, 국고채 금리에 선반영"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5 16:24

수정 2018.03.15 16:24

완만한 美인플레이션·남북 화해모드·이주열 발언 채권 금리에 긍정적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채권 시장에서는 긴장감이 감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FOMC에서 미국 금리를 올리더라도 국내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추가적인 채권금리 상승이 재개될지 여부는 2·4분기 혹은 3·4분기 미국 물가상승률 강도를 봐야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채권금리 상승, 2~3분기 美 물가상승률 강도에 달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채권 금리에 선반영돼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실제로 지난해 1월 2.1%대 수준이었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같은해 12월부터 급하게 오르며 올해 2월 2.8%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3월 현재 급등세가 꺾이며 2.7%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박종연 IBK연금보험 증권운용부장은 "3월 FOMC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거에 대해선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관심사는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서 당초 점도표에서 예상했던 연중 3회 인상 고수할 것인지, 혹은 4회 인상 가능성도 열어둘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는 "제론파월이 주재하는 첫 회의이기 때문에 기존 스탠스에서 바뀔거 같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점도표 중위값 자체는 변화가 없지만 전망치들이 위쪽으로 찍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이 4회 이상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출렁이기도 했던 점에 주목했다. 박 부장은 "물가와 소비자지표 등 경제지표가 기대치보다 낮게 발표되며 경기회복 강도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됐다"면서 "인상속도 우려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금리 2.8% 수준은 금리인상 우려가 반영된 수준으로 FOMC 자체는 추가적인 이슈가 될 것 같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금리 상승이 재개될지 여부는 2·4~ 3·4분기 미국 물가상승률 강도를 봐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 변동에 따른 자금 흐름에 대해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결국 기대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자금이 움직일 것"이라며 "금리인상기에 채권투자를 확대하고 듀레이션 베팅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채권보다는 주식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완만한 인플레이션에 채권금리도 완만한 상향 기대"
박태근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연구원은 "유가지표 등이 최근 주춤하고 완만한 물가상승이 예상되면서 채권금리가 진정되는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유가가 하락할 흐름을 보이면서 금리가 박스권에서 다져지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런 기대에서 벗어나면 얼마든지 채권금리는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 보호무역 이슈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주식에서의 자금이 빠지고 안전자산인 채권쪽으로 수요가 커질 수 있다"면서 보호무역 이슈가 채권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적으로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발언도 채권금리의 상승을 제한하는데 한 몫 할 것으로 봤다. 이 후보자는 15일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총재 연임 여부와 연관지어 예상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볼때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 후보자의 이러한 발언이 채권금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며 '5월 기준금리 인상론'에 제동을 걸 발언으로 해석했다.

또 향후 채권금리 전망에 대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금리 영향을 주로 받을 것이기 때문에 연내 3%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의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은 연내 3~4번, 한국은 1~2번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나면 자금은 금리가 높은 데로 흘러가기 마련"이라며 투자자들의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대북 화해모드에 CDS 낮아지고, 외국인 원화채 증가"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에서의 기준금리는 누구나 예상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점도표 상향 조정에 대한 경계감은 있겠지만 장기 중위값이 2.75%에서 3.0%정도로 조정되는 수준이라면 채권금리는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상반기에 국한해서 보면 3월과 6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한국도 조만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채권금리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선반영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미국 금리인상을 제외하면 한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명분은 별로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내 물가는 현재 낮은 수준인 데다, 청년 일자리 대책 집행을 위한 청년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도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북 화해모드 영향은 채권 금리에 긍정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남북 화해 모드가 조성되면서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낮아지고 외국인의 원화채 잔고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채의 금리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 상황은 획기적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jk@fnnews.com 김미정 김현정 기자
mjk@fnnews.com 김미정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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