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은행들 가상화폐 자체발행 움직임

日 MUFG.미즈호은행 등 가격 1코인=1엔 고정하고 거래소 만들어 관리하기로
각국 중앙은행도 발행 동참.. 한국은 여전히 논의 단계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곳곳에서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상화폐를 발행, 유통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 역시 디지털화폐 발행에 대한 검토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발행은 금융시장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역시 혼돈의 상황 속에서 디지털화폐 대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중은행 가상화폐 발행 시작

15일 IBK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미즈호은행 등 일본의 대형 민간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상화폐를 발행.유통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MUFG은 블록체인기반 가상화폐 'MUFG Coin'을 발행.유통하기 위해 독자적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을 고려하고있으며, 지난 2016년 개발을 시작해 2017년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미즈호은행도 'J-Coin(가칭)'을 발행, 3월 중 시범 운영이 들어갈 예정이다. J코인은 일본 중앙은행과 금융감독청의 지원을 받아 일본 내 상품 결제 및 스마트폰 송금 등 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게 된다.

해당 화폐들은 기존의 가상화폐들과는 달리 1코인당 1엔으로 가격을 고정시켜,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선불 전자화폐 방식을 활용하고 은행이 직접 거래소를 관리한다.

보고서는 "금융소비자들의 경우 개인간(P2P)송금, 결제가 간편해지고 수수료 절감 등 이용편의성이 제고될 것"이라면서 "은행차원에서는 결제정보 등 빅데이터를 수집해 신상품과 비지니스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외에도 미국 시티은행의 'Citicion' 스위스 UBS의 'Settlement Coin' 등 해외은행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가상화폐를 활발히 개발 중이다.

가상화폐 열풍에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지급결제 시스템을 총괄하는 각국 중앙은행들도 바빠지고있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의 관심은 가상화폐보다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에 집중되고 있다. CBDC는 혁신적이고 저렴한 지급수단이 되며, 화폐주조 및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가격이 기존 화폐가치에 고정되게 되면서 가격변동성 문제도 해결된다. 즉 가상통화의 기술혁신과 장점을 이용하면서도 디지털화폐의 가격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게되는 셈이다. 스웨덴은 이미 'e-크로네'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덴마크중앙은행은 'DNB코인'이라는 내부 전용 디지털화폐를 만들었다. 중국에서도 가상화폐거래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지만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디지털화폐 연구는 장려 중이다.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

글로벌 시중은행 및 중앙은행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탐색' 또는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 우리은행이 국내 시중은행중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화폐를 개발하고 있고 다른 은행들도 검토중인 수준이다. 정부를 비롯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아직은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역시 올초 가상화폐 공동연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한 단계다.

편리성, 저렴한 유통비용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비단 해킹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은 보고서를 통해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자신들만의 가상화폐를 발행할 때 잠재적 위협과 파급효과에 대해 경고했다. 재클린 로 BIS시장위원장은 "가상화폐는 현재로서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위험"이라면서 "CBDC 출시를 위한 모든 조치는 신중하고 철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 등 제한된 참여자만 이용하는 디지털화폐와 달리 모든 사람을 위한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의 경우 미지의 영역으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