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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그래도 중국이다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6 17:31

수정 2018.03.16 17:31

[여의도에서] 그래도 중국이다


장사를 하다보면 '대박'이 날 때도 있고, 본전도 못 건질 때도 있다. 불황에 버티는 뚝심이 필요하고 이러저런 묘안을 짜내야 살아남는다. 예년만 못하다고 업장을 섣불리 접는다면 '프로 장사꾼'은 아니다.

중국의 사드보복과 그 후유증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일부 대기업은 후유증을 딛고 올해 실적회복을 기대하고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식품업계는 건강기능식품, 건강보조식품 같은 새로운 카테고리로 중국시장을 넘보고 있다.


중국 건기식 시장은 최근 5년 동안 매년 두자릿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0년에는 국내 건기식 시장의 10배인 연간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중국인 1인당 연간 건기식 소비액은 23.8달러로 미국(140달러), 일본(105달러) 등에 비해 6분의 1 수준이다. 1인당 가처분소득을 감안해도 중국은 1.3%로 미국(5.3%)에 비해 크게 낮다. 그만큼 성장잠재력이 크다.

더구나 중국에서 건보식은 더 이상 중년이나 노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2030세대, 특히 임산부들이 많이 찾고 있다. 광둥(314.4%), 랴오닝(127.2%), 톈진(527.5%), 저장(174.3%)을 중심으로 2016년 기준 건보식 시장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한 곳이 수두룩하고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암웨이, 퍼펙트, 바이헬스 등 대부분 외국계 기업의 건기식과 건보식을 선호한다.

2015~2016년 중국 건강보조식품시장 연구보고를 보면 2015년 상위 5위권 업체 시장점유율은 34%, 상위 20위권 업체 시장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중국 현지 기업보다는 외국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도 우리나라 식품기업의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 중국의 건보식 주요 수입국은 미국이 1위다. 그 뒤로 호주, 태국 순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까지 8위에 머물렀지만 2016년엔 5위로 뛰어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처럼 중국 건보식시장 내 경쟁구도는 비교적 분산돼 있고 산업밀집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시장에서 우리 식품기업에도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남은 과제는 남다른 노력과 시간, 비용 투입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중국은 통상 수입 보건식품의 경우 중국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기간이 짧아도 3~5년이나 걸린다. 더구나 각종 '식품안전'에 대한 현지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중국 당국의 통관검사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철저히 대비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길밖엔 방법이 없다. '14억 중국인이 먹으면 남아나는 게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시장성이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그러니 아무리 몽니를 부려도 외면하기 어렵다.
식품업계 수출전선에서 일반 가공 식음료에 비해 기술개발이 더디고 고부가가치 상품인 건기식이나 건보식에 거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김성원 생활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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