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달러, 베네수엘라 살인적 인플레 대안될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6 17:46

수정 2018.03.16 17:46

대통령 유력 후보 팔콘, 해결책으로 강력 주장
●연합뉴스
●연합뉴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베네수엘라 통화를 지금의 볼리바르에서 미국 달러로 바꾸는 달러화(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CNN머니가 최근 보도했다.

달러화 위험성을 감안해 볼리바르를 버리고 재정지출 규제를 약속하는 것을 전제로 완전히 새로운 통화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달러화는 중남미에서 전례가 있다.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일부 소규모 섬나라들이 자국 통화를 미국 달러로 아예 바꿔 버렸다. 달러화는 5월 20일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장 강력한 야당 후보인 헨리 팔콘(사진) 측에서 급부상하는 방안이다.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팔콘 경제자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볼리바르를 미 달러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세계 최대 원유 부존국가로 경제사정이 넉넉했던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과 부정부패, 니콜라 마두로 정권의 방만한 포퓰리스트적 재정지출로 재정이 거덜나면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로 볼리바르는 이제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게 됐고, 국민들은 굶주리고, 병원은 의약품 부족으로 제구실을 못하는 지경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빈곤층은 굶주림 속에서 지난해 몸무게가 평균 11.3㎏ 줄어들기도 했다. 올해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의 올해 인플레이션이 13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법정화폐가 구실을 못하는 가운데 달러화 전환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지적들이 나온다.

에콰도르와 몬테네그로의 달러화에 자문으로 참여했던 스티븐 행크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달러화를 하지 않으면 베네수엘라 상황은 통제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볼리바르는 이미 끝났다고 강조했다.

달러화가 추진된다면 몇단계 절차를 거치게 된다. 우선 정부가 볼리바르와 미 달러간 임시 기준환율을 정하고, 정부는 달러 공급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로부터만 직접 받기로 합의해야 한다. 발권할 수 있는 권한도, 연준에 돈을 더 찍어내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달러화 추진이 더 쉽다고 보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외화벌이 수단인 석유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팔콘의 경제팀은 임시환율로 달러당 68볼리바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는 현재 암시장 환율인 달러당 21만6000볼리바르에 비해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볼리바르 가치를 높이 친 환율이다. 팔콘이 집권하면 68볼리바르로 달러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화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추진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통화정책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위험도 너무 크고 마두로가 재집권하면 실현 가능성이 아예 사라지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리서치 업체 에코아날리티카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잔 폴 라이덴츠는 "달러화가 최적의 해법은 아니다"라면서 "이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아예 새로운 화폐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