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의혹’ 안희정·이윤택 두번째 출석..신병처리 임박(종합)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열흘 만에 검찰에 출석, 조사를 받는다. 여성 단원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씨는 주말과 휴일 이틀 연속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안 전 지사와 이씨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구속영장 신청 및 청구 등 신병처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무관계 악용, 강압에 초점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19일 오전 10시 안 전 지사가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자신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자진 출석했던 지난 9일 이후 열흘 만이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김씨와 관련된 성폭력 의혹 뿐만 아니라 두 번째 피해자인 A씨 관련 의혹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3차례 성폭행과 4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 14일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검찰은 최근 A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안 전 지사 측에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는 업무 관계를 악용한 성관계의 강압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김씨와 A씨는 안 전 지사의 지위 때문에 성폭력을 당했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를 제기했으나 안 전 지사 측은 ‘자연스러운 관계였다’고 주장, 치열한 법리다툼이 예상된다.

안 전 지사는 지난 9일 1차 조사 당시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갖고 있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겠다.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많은 분께 정말로 죄송하다”면서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검찰 수사와 진행 과정에서 계속 이야기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한 2차 조사 이후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18일 이씨를 재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전날 15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다시 경찰에 출석한 이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실대로 진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씨는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연극인 16명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대부분이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인 2013년 전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2013년 이전 범행이라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는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안이 중대한데다 증거인멸 가능성도 있어 구속영장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학가 확산 미투..교수 숨진채 발견
검찰과 경찰의 성폭력 의혹 수사와는 별개로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가 대학가에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대에서는 한 교수가 강의 도중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교수는 교양과목 수업 도중 ‘여자를 꼬시는 법’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여자를 따먹는 방법이라는 책이 있는데 남자들이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학교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수업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일지 동덕여대 교수는 지난 14일 강의 도중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 피해자를 언급하면서 “피해자도 욕정을 갖고 있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데다 2년 전 학생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려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폭로됐다.
학교 측은 교내 ‘성 윤리위원회’를 열고 하 교수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미투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한국외대 교수가 지난 17일 오후 1시께 서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휴대전화에 유서 형식의 간단한 메모가 있었을 뿐 별다른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