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용카드

해외서 돌파구 찾는 카드사, 성공할까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9 17:24

수정 2018.03.19 17:24

연이은 해외진출 바람.. 국내시장 이미 포화상태 수수료 인하압박에 떠밀려 해외서 먹거리 찾기 나서
전망 밝지만은 않아.. 신용카드업보다 대출 치중 해외진출 성공 사례도 없어 금융권에선 회의적 시선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앞다퉈 해외진출에 나서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비자나 마스터, 유니온페이 등 글로벌 결제망을 갖춘 카드사가 아닐 경우 해외영업에서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 진출한 해외 신용카드사들은 비자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일 뿐 개별 해외카드사들의 국내 진출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카드사들은 당장 손실을 본다고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시장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국내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어서 돌파구는 해외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계속되는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수익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더이상 국내시장만 바라볼 수 없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로부터 동네북 신세이 된 카드사들이 등 떠밀려 나가는 해외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내게될 지에 따라 국내 카드업계의 장래가 결정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전망이 밝지 만은 않아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영업환경 악화 타개책 '해외진출'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영업환경 악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해외진출을 선택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해외진출은 가까이는 이달 중순 롯데카드의 베트남 시장진출부터 멀리는 KB국민카드의 미국 시장 노크까지 다양한 형태다.

특히 국내 카드사들은 베트남이나 라오스, 태국 등 고객이 은행에 예금을 하지 않고 현금소비율이 높은 나라를 해외 진출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다.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은행과 함께 해외 현지에 진출하는 방식과 카드 전표를 처리하는 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내고 인지도를 넓히는 방식이다. 부가서비스 사업이나 신용카드 사업 또는 두 가지 진출 방식 모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실효성이 없지만 향후 해외 사업을 위한 교두보 역할은 충분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은 깃발을 꽂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니즈(수요)를 찾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이나 보험 등 다른 금융분야 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들이 주로 진출하려고 하는 동남아 등의 국가들의 경우 자국 내 카드사들의 능력이 안되다 보니 강력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내 카드사와 합작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 카드사 이외에도 신중하게 해외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카드사들도 있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성장이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진출할 해외지역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진출 실효 있다? 없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릴레이 해외 진출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0곳에 진출한다고 해도 겨우 1개가 성공할까 말까인데 카드사들이 해외 진출 자체에 의미를 너무 두고 있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의 고질적인 쏠림현상이 카드업계에서는 해외진출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해외진출을 선언한 카드사가 성공한 사례가 어디에 있나"고 반문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은 본업인 신용카드업이 아니라 캐피탈이나 소비자 대출 등에 치우쳐 있다"면서 "해외에 진출해 본업이 아닌 사업을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해외진출 투자비용과 인지도를 높이고 영업이 정상화되려면 최소 3년 정도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들은 보통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한다"면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아지면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수익도 올라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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