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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기정사실된 FOMC의 금리인상..관건은 점도표 변화

마켓포커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0 14:19

수정 2018.03.20 16:07

오는 20~21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다 보니 더 큰 관심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제시한 기준금리 인상 경로가 어떻게 변할지 여부다.

연준 관계자들은 올해 3회, 내년 2회의 금리인상 전망을 제시해 놓고 있다. 이 경로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가 금융시장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경기호조 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점이 점차 강해져 왔다. 파월 연준 의장이 '옐런의 정책'을 무난하게 이어받아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세 강화 등을 이유로 금리정상화 속도를 높일 여지도 있다.


저물가 때문에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관점을 노출했던 연준 관계자들 중 입장을 바꾼 경우도 등장했다. 금리인상 신중론을 설파했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최근 물가 압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저물가가 지속될 것이란 입장을 수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급격한 스탠스 변화를 보이기도 쉽지 않다. 연준이 성장과 물가에 대한 좀더 확실한 시그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인상에 조금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으나 점도표 중앙값 조정 등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점도표는 연준 인사들 개개인의 금리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표다.

12월 FOMC의 점도표, 자료=연방준비제도이사회 홈페이지
12월 FOMC의 점도표, 자료=연방준비제도이사회 홈페이지


■ FOMC 금리 3차례 인상 중앙값 유지 기대감 우위..일각에선 서프라이즈 기대도

이번 FOMC는 파월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회의다. 파월 의장이 경로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더라도 서두지는 않을 것이란 관점이 좀더 많은 편이다.

즉 금리인상 횟수에 관한 점도표 중앙값은 3차례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베이지북에선 성장률 개선과 물가 경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나타났다.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면서 올해 물가 전망치를 현재 1.9%에서 상향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감안할 때 금리 전망치 조정은 물가에 대한 자신감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확인한 이후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단 점도표 상에서 올해 금리인상 전망이 3회로 유지될지, 4회로 상향될지가 관심이지만 3회를 유지하되 4회 쪽으로 향하는 식이 될 수 있다.

지난 해 12월 FOMC 회의에서 2018년 1회 금리 인하를 주장한 인사는 1명, 동결 1명, 인상 1회 1명, 인상 2회 3명, 인상 3회 6명, 인상 4회 3명, 인상 5회 1명이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의 사퇴 및 지역 연준의장 로테이션으로 투표권자들 중 '비둘기파-중립'이 감소했지만 점을 찍는 전체 연준 인사의 성향이 아주 매파적으로 변한 것도 아니다"라고 풀이했다.

그는 "연준의 성장률 전망이 상향되고 물가 전망이 유지 또는 0.1%p 소폭 상향되는 경우 점도표 중간값은 3회 인상으로 모아지면서 유지되고, 4회 인상 전망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게 기본적인 시나리오"라면서 "내년 인상 관련 중간값이 3회 인상으로 상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단 올해 연준의 성장률 전망은 기존의 2.5%에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점이 강하다.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 책 등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가 전망이 1%대 후반에서 얼마나 올라갈지가 점도표와 관련해 좀더 중요할 수 있다. 물가가 기존 전망과 별반 차이 없다면 금리인상 4회 쪽으로 움직이는 매파 인사들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물가와 경기전망을 모두 상향 조정하면서 매파성을 강화한다면 올해와 내년 3차례, 2차례의 금리인상 전망이 4차례, 3차례로 상향조정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미국채 시장이 놀라 국채10년물 수익률이 3%를 트라이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일단 점도표 상에서 4회 인상으로 변경하는 사람이 얼마나 나타날지 관심"이라며 "올해 금리인상 중앙값이 3회로 유지될 것으로 보는데, 만약 4회로 이동한다면 주식, 채권 모두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골드만삭스 등 올해 연준의 네 차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보는 쪽에선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점도표를 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따른 경계감도 적지 않다.

■ FOMC 결과 따라 금리 급등·급락 가능성 다 열려 있어..선물 롤오버 끝난 뒤 외국인 움직임도 주의
시장이 FOMC '점도표' 전망 3회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들이 나오는 가운데 변화에 민감할 수 있는 목소리들도 많다.

외국계은행의 한 이자율 딜러는 "지금은 블라인드 상황"이라며 "연준이 올해 세 번 인상으로 나올지, 네 번 인상으로 나올지 반반의 느낌"이라 말했다.

그는 "만약 점도표 중앙값이 네 번으로 조정되면 미국채 금리가 3% 위로 튈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도 충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지금 시장이 점도표 세 번 인상을 반영한 상황이며, 세 번 반 정도로 점도표가 올라가더라도 시장이 예민하게 약세로 반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이번 이벤트가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돼 채권시장 단기 랠리의 기회가 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노무라증권의 조지 곤캘브스 분석가는 "많은 투자자들은 연준이 네 차례 인상 관련 시그널을 지금 줄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라며 "이미 호키시한 신호가 나왔었고 또 시장이 연준 이벤트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시나리오든 이번 이벤트는 비둘기적 색채를 띌 수 있다. 미국채 금리는 2.75% 쪽으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 성향상 큰 변화를 주기 어렵고 따라서 시장 변동성도 제한될 수 있다는 견해들도 보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첫 기자회견부터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칠 정보를 노출하는 것은 부담"이라며 "올해 인상 점도표 중간값은 3차례를 유지할 것이고 'longer-run'만 소폭 상향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미국채10년 금리는 이전 고점인 2.9% 초반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OMC 결과와 함께 국채선물 시장의 외국인 동향도 관심이다. 외국인이 착실히 선물 롤오버를 한 가운데 이들이 이벤트 이후 매수 포지션을 어떻게 끌고갈지도 봐야 한다.

최근 외국인은 국채선물 가격이 밀릴 때 받치는 역할을 맡아 왔다. 미국 FOMC는 국내시각으로 목요일 아침부터 영향을 주게 된다. 선물시장의 외국인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관측들도 보인다.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이 선물 만기 플레이를 해 왔고 3년선물, 10년선물 합쳐 16만~17만 계약 들고 있다. 개인도 10선 1만계약, 3선 2만계약을 갖고 있다"면서 "롤오버를 한 이들 플레이어들이 FOMC 이후 어떻게 나올지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들은 금리 인하기엔 대체로 지속적으로 매수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상황이 바뀌면 롤오버를 끝낸 뒤 일주일 안에 대거 매도를 하면서 물량을 정리하기도 했다"면서 "국내요인으로는 MMF 환매가 분기말을 앞두고 나올 수 있는 데다 외국인의 통안 관련 매물도 대기하고 있다.
외인이 FOMC 이후에도 가격을 계속 받칠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짚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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