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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링크플로우 김용국 대표 "구글이 실패한 360도 카메라 개발 성공"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2 17:01

수정 2018.03.22 17:01

삼성전자 사내벤처서 분사.. 日.美 등 해외서 반응 좋아
[인터뷰] 링크플로우 김용국 대표 "구글이 실패한 360도 카메라 개발 성공"


설립된 지 1년 반이 채 안 된 스타트업에 올해 매출 목표를 물었다. "보안용 제품이 한 대에 150만원입니다. 올해는 5000대 정도를 팔려고 합니다. 약 70억원이죠." 대표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듯 가볍게 답했다. 한 대에 150만원이라는 보안용 제품은 이달 정식 출시된다.

초보 사업가의 허세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사진)의 말에는 당당함이 묻어나왔다. 삼성전자가 만든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링크플로우는 이곳에서 지난 2016년 10월 스핀오프(분사)됐다. 김 대표는 어떻게 이런 자신감을 갖게 됐을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링크플로우가 내놓은 제품은 혁신상을 받았다. 세계 최초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 '핏360(FITT360)'이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서는 18시간 만에 목표액인 5만달러를 투자 받았고, CES 기간에는 총 30만달러 규모의 펀딩을 받았다.

김 대표는 "링크플로우가 개발한 카메라는 웨어러블(Wearable.착용가능한)해 팔.다리 등 몸이 자유롭다. 여기에 360도 촬영이 가능하다"며 "(시장에) 동일제품이 없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개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 전 구글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이라며 "아직 메이저 플레이어(주요 업체)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360도 카메라가 보안.유지.관재 분야에 파괴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 등이 사용하고 있는 바디캠은 전방만 찍을 수 있고 폐쇄회로(CC)TV의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응이 힘들다"고 지적하며 "보안, 관재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일본과 미국 등에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일본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제조.관리업체 도쿄테크는 이미 지난해 주문을 완료했다. '핏360'을 이용하면 현재 2명이 하는 현금수금 업무를 1명으로 줄일 수 있다.

오는 10월 출시될 일반용 제품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노린다. 주요 타겟시장은 미국. 김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은 고프로 등 액션캠에 익숙하다"며 "미국 유통업체들은 링크플로우 제품을 '진화한 고프로'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미국 현지업체 5곳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멀리 보면 B2C제품이 가진 잠재력이 더 크다"고 귀뜸한다. 빅데이터 관점에서 B2C제품은 개인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인공지능(AI)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시각장애인용 도보 내비게이션이다. 실제로 CES 2018에서 시각장애 관련 스타트업에서 링크플로우 제품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핏360'은 국내보다 글로벌시장에서 호응이 더 좋다.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16년 4월. 1년 반에서 2년 가까이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김 대표는 "같은 제품도 나라별로 반응이 다르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B2C제품의 경우 디지털카메라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넥밴드형 카메라'로 받아들인다"며 "이에 반해, 액션캠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진화한 고프로'로 본다"고 전했다.

국내 스타트업에게 지원되는 해외 진출 사업도 아쉬운 부분이다. 김 대표는 "CES 2018에서 프랑스는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프랑스 기술)'라는 단일브랜드로 스타트업을 묶었다"며 "코트라, 한국무역협회(KITA) 등 여러 기관이 따로 움직였던 우리나라와는 많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스타트업도 더 이상 카피캣(복제품) 생산에만 머무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전시회에서 중국 업체들을 보면 이제 카피캣에 머무르고 있지 않다"며 "업체들은 새로운 콘셉트를 넣기 시작했고, 정부는 전문성과 전략을 갖고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다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전에 중국 스타트업에도 밀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업계도 더욱 분발해야한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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