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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통상압력·금리인상… 한은 '3% 성장전망' 유지할까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5 17:05

수정 2018.03.25 17:05

내달 수정 전망치 제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원화강세 되면 수출 부담
美 통상압력·금리인상… 한은 '3% 성장전망' 유지할까

한국은행이 다음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 3% 성장전망을 유지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장밋빛이 이어지던 지난해 말과 달리 연초부터 한국 경제에 여러 하방 리스크가 돌출하고 있어서다. 미국발 통화정책 정상화나 통상압력 등이 대표적이다. 남북.북미 관계 개선은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환율은 움직임에 따라 하방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

■'트럼프 리스크' 커지면 하방 영향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내놓았던 경제전망 수정 전망치를 다음달 제시한다.


지난 1월 전망치에서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가 3% 성장하는 등 2년 연속(2017~2018년) 3%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만큼 지난해 말 우리 경제 주변환경이 좋았다고 봤다.

그러나 연초 분위기가 급변했다. 태양광 제품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시작으로 미국발 통상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높인다는 전망에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조성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잇단 통상압박에 대해 "아직 성장률을 조정해야 할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우리 주력 수출품목에까지 확대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방 리스크들은 극복이 가능하지만 장기화된다면 부정적 영향이 커진다. 특히 미국의 통상압력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번질 경우 우리 수출에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이미 세계경제 1, 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은 사실상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5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폭탄을 부과하자 중국 상무부가 30억달러 규모 미국산 철강·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4.8%에서 10%로 인상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하고, 15%로 오를 때 경제성장률은 1.2%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이다. 미국 금리상승은 국내 시중은행 금리인상에 영향을 준다. 가계부채가 145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가계 소비성향이나 심리를 악화시키고 내수엔 하방 요인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미.중 간 무역갈등이 전 세계에 영향을 주면 한국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는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 보호무역주의나 금리인상 등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불확실성도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약인가 독인가

올 초에 비해 긍정적인 부분은 남북 관계 개선 흐름이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하지만 올 들어 남북은 물론이고 북미 간 관계 개선 흐름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완화시켜주고 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출에서 보면 반드시 긍정적이지는 않다. 원화 강세의 재료여서다. 원화 강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은 환차손이나 가격경쟁력을 걱정해야 한다.

물론 남북.북미 관계 개선이 남북 경제협력이나 시베리아 가스관 사업,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 등 가시적 사업으로 연결될 경우 우리 경제에는 상방 요인이 된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남북 관계 개선은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이 높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원화 강세로 연결되면 수출기업에 부담이 된다. 또 지난해 말처럼 언제라도 급변해서 경제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3% 성장은 가능성은 있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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