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ICO 준비하는'미스릴' 김천일 대표

"굳이 먼 나라에 법인 만들 필요없이 우리도 한국서 ICO 하면 좋을텐데"
기술개발 매진해야 할 때 해외 ICO 공부까지 부담.. 규제 때문에 창업자 고생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가상화폐 공개(ICO)를 추진하느라 신경써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굳이 먼 나라에서 법인 설립을 위해 해외 로펌에 비싼 돈을 내고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 이같은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가상화폐 발행을 통한 투자유치 열풍이 불면서 국내 기업들도 스위스나 싱가포르 등에 법인을 내고 ICO에 나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게임 광고 시장을 블록체인 기술로 혁신하고 싶다는 취지로 뭉친 김천일 대표를 비롯한 미스릴 팀도 마찬가지다.

26일 만난 김천일 미스릴 대표(사진)는 "ICO를 준비하는 팀끼리 국내서 만나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해외 ICO를 준비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사수신행위와 같은 부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ICO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데 우리 정부는 무조건 금지만 하는 실정"이라며 "창업자들이 2배로 고생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업모델을 고도화하고 기술 개발에 매진해도 모자랄 시간에 해외 법인 설립과 ICO 이후 해당 국가에 대한 세금 납부 등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ICO에 대한 제도를 정비하고 잘 관리하면 수많은 기업들이 한국에서 ICO에 도전할 것"이라며 "관련 세금은 물론, 로펌 등의 컨설팅 비용도 국내서 순환되는 것이 우리 정부에도 도움이 될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모바일 산업에서 15년여간 몸 담았던 전문가다. 지난 2002년 모바일 방송회사 옴니텔을 시작으로, KTH에서 모바일 상품권 등의 프로젝트 기획과 사업 개발을 담당했다. 2013년부터는 '앱순이', '겜순이' 등의 앱을 선보인 스타트업 레디벅의 CEO를 지내기도 했다. 그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게임 광고 시장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다. 광고를 보는 사용자들도 분명 게임 광고 시장 생태계에 기여를 하는 사람들인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스릴 플랫폼은 게임 사업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중개자의 개입없이 게이머와 게임사를 직접 연결한다. 게이머들은 자신들의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블록체인 장부에 기록하고 미스릴 토큰을 받는다. 게임사들은 이 토큰을 구매해 이용자를 모집하는 광고나 이벤트 홍보를 진행할 수 있다.


아이디어에 공감한 국내 유력 스타트업 전문가들이 미스릴에 초기투자자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컴투스를 창업했던 박지영 씨, 티몬을 창업했던 신현성 씨, 인크루트를 창업했던 이광석 씨 등이 미스릴의 초기투자자다. 김 대표는 "4월에는 게이머들이 설치하는 미스릴플레이 앱을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게임 빅데이터를 수집한다"며 "단순히 계획만 가지고 ICO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앱을 출시한 뒤 ICO로 가치를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