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OPEC-러, 10~20년 석유 장기동맹 검토중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8 16:19

수정 2018.03.28 16:19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을 목표로 감산에 공조해온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1년짜리 합의 대신 10∼20년짜리 '석유 장기 동맹'을 맺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PEC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OPEC과 러시아가 매년 갱신하는 방식으로 석유 관련 협정을 맺고 있는데 이를 10∼20년짜리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최근 미국 방문 기간에 "러시아와 세부 사항을 제외한 큰 그림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OPEC은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가 2016년 30달러선으로 폭락하자 러시아 등과 '감산 공조 체제'를 구축했다.
러시아,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비회원 산유국과 함께 지난해 1∼6월 하루 평균 18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으며 이후 합의를 연장해 올해 말까지 감산을 유지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협정에 따라 '하루 평균 30만배럴' 감산 의무를 지난해 5월 달성했으며 이후 같은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경제·사회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다 현재 추진중인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상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제유가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도 "10∼20년짜리 석유 동맹이 이뤄지면 석유와 가스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OPEC과 러시아의 동맹이 국제유가 하락 저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미국산 셰일가스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협정 파기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설명과 달리 최근 OPEC과의 감산 합의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올해 3∼4분기로 예상되는 국제 원유 시장 균형 회복 뒤에 OPEC과의 합의(감산 합의)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는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 회원국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목표치를 놓고 사우디가 70달러를 주장하는 반면 이란은 60달러 안팎이 적당하다며 맞서고 있다. 유가가 뛰면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을 늘리 결국 유가의 동반 하락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에 이란은 오는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자체 생산량을 합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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