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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트럼프식 협상법 해법찾기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8 17:16

수정 2018.03.28 17:46

[차장칼럼] 트럼프식 협상법 해법찾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의 달인'이다. 트럼프가 청년사업가일 때부터 자문변호사로 함께 일했던 조지 로스는 '트럼프처럼 협상하라'라는 책에서 트럼프를 협상의 천재로 평가했다. 트럼프식 협상은 지난 26일 최종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정협상과 철강 관세협상 과정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 요구와 함께 최고 53%에 달하는 고율 철강관세 부과 카드를 지난달에 꺼내들 때만 해도 우리 정부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국내 철강업계는 도산까지 걱정했다.

트럼프식 협상에 익숙하지 못했던 일부 우리 국민은 분노까지 표출했다.
미국이 우방국이 맞나 의구심까지 들게 했다. 다행히 문재인정부의 효율적 대응 덕분인지 미국은 고율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대신 쿼터제를 도입하기로 수위를 크게 낮췄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식 협상법에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트럼프식 협상의 기본 틀은 최고수위 압박을 가한 뒤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다른 분야에서 무역장벽을 다시 올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 정부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에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대한 높은 관세를 책정한 것은 우리나라가 중국산 철강 반제품을 가장 많이 가공해 미국에 수출한다는 게 이유였다. 중국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샌드위치 압박을 당한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만큼 앞으로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샌드위치가 아닌 오히려 지렛대 역할론을 펼치면서 양국에서 실익을 챙기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이번 무역협상 과정에서 안보와 경제를 협상 테이블에 함께 올려놨다. 한.미 FTA 재협상 도중 주한미군 철수론까지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흘러나왔다.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에 매달리기 위해서 무역분야를 미국에 대거 양보할수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우리 정부는 동북아 최전선에서 북한, 러시아, 중국을 방어하고 있다는 식으로 미국 측에 외교력을 강화해야 한다.

조지 로스는 저서에서 트럼프는 돈이 사람을 움직이는 전부가 아니고, 거래를 통해 돈만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님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가 협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교착상태라고 적었다. 긍정, 부정 결과에 상관없이 결론을 빨리 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는 최고위층과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어쨌든 세계 강대국의 최고권력자이고 우리 정부는 그의 재임기간에는 지속적인 경제, 무역,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트럼프의 협상법을 더 잘 알아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는가.

rainman@fnnews.com 김경수 산업부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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