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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단기 국채수익률 격차 10년來 최저…경기침체 전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9 17:12

수정 2018.03.29 17:12

"연준 긴축 사고 부를수도" 커지는 월가 투자자 우려..감세.관세폭탄 복합 요인
10년물 금리 7주만에 최저, 금리민감 2년물 계속 상승..전문가 금리역전 임박 경고
美 장·단기 국채수익률 격차 10년來 최저…경기침체 전조?


미국 10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 수익률간 격차를 나타내는 수익률곡선(yield curve)이 점점 평평해지고 있어 시장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CNN머니가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진다는 것은 미래 불확실성, 연기된 소비에 따른 대가 등의 이유로 단기 금리보다 더 높아야 하는 장기 금리가 단기금리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아 경제 성장을 너무 일찍 끝내버리고, 자칫 경기침체를 부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전날 장단기 국채 수익률격차가 10여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좁혀진 것이 주식시장 급락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비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피터 북바는 "연준의 긴축이 사고를 부를지도 모른다고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이는 통상 있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수익률 격차가 좁혀지다 못해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역전으로 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이견을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의 전조다.

2001년 경기침체 전에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고, 2008년 경기침체 전에도 그랬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사장은 "수익률 곡선 역전(장단기 금리 역전)은 금융위기를 부르는 경향이 있음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면서 "금융위기는 신용붕괴와 경기침체를 초래해왔다"고 우려했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2.9%를 웃돌던 것이 며칠새 2.7%대로 하락했고 이날 7주만에 최저치인 2.74%를 기록했다.

반면 단기금리이 지표상품인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2.26%로 10년물 수익률과 격차를 좁혔다.

특히 2년물 수익률은 연준의 금리정책에 민감히 반응하기 때문에 올해 3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계속해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올해에도 경제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 과열 전망을 내놓으면서 경기침체 우려 역시 세를 넓히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여전히 확장적인 상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세와 재정확대가 경기를 과열 상태로 몰고, 이에따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치솟으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고삐를 죌 수밖에 없을 것이란 시나리오다.

물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전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트럭운송협회(ATA) 자료를 인용해 경제성장 속에 화물운임이 치솟으면서 지난해 트럭 운전사들의 급여가 2013년에 비해 13~1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운송비 상승은 소비자들과 생산자 모두에 비용상승을 촉발하고,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이끄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관세폭탄과, 달러약세로 미 수입물가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취임 뒤 첫 통화정책 회의를 끝낸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장단기 금리역전에 관한 질문을 받고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과거에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를 벗어나 연준이 갑작스레 고삐를 죄면서 경기침체가 일어났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시장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가지는 않더라도 연준이 경제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간스탠리는 평평한 수익률 곡선은 '잠재적 경고' 신호라면서 연준이 앞서 나가고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주요 신호라고 해석했고, PGIM 고정수익의 선임 투자담당자 그레그 피터스는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보지는 않지만 연준이 지나치게 공격적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이 해트필드는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제학의 역사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경제지표"라면서 "장단기 금리역전에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파월이 콧방귀를 뀐 것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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