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fn 해외 대기획 1탄] 김치 넣은 짜조·반세오..베트남에 한국 맛 더했더니 '응언'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1 16:58

수정 2018.04.01 16:58

[포스트 차이나를 가다] 베트남 <4> 식품산업 주력하는 CJ그룹
현지인 89% '한국=김치'
CJ제일제당.푸드빌 앞세워 다양한 현지화 식품 생산
가정간편식.뚜레쥬르 등 CJ만의 특화제품으로 승부
ngon(응언)=맛있다
[fn 해외 대기획 1탄] 김치 넣은 짜조·반세오..베트남에 한국 맛 더했더니 '응언'

베트남 호찌민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고객들이 CJ까우제의 '짜조'를 시식하고 있다. 위 사진은 호찌민 뚜레쥬르 하이바칭점 매장 내부.
베트남 호찌민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고객들이 CJ까우제의 '짜조'를 시식하고 있다. 위 사진은 호찌민 뚜레쥬르 하이바칭점 매장 내부.

【 호찌민(베트남)=오은선 기자】 "비비고 만두요? 맛있는 거 이미 알고 있었죠. 간식으로 즐겨 먹어요."

3월 6일 베트남 호찌민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만난 부띠하씨(45)는 이날 시식행사를 하던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를 집어들었다. 아이와 함께 나눠 먹고, 한 봉지를 집어들어 카트에 담았다. 부씨는 "비비고 왕교자를 만든 CJ 회사의 제품을 익숙히 알고 있고, 김치도 즐겨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 한국 식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식품사업 선봉장은 단연 CJ그룹.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김치전문업체인 킴앤킴, 수산가공식품업체인 민닷푸드, 냉동식품업체인 까우제 등 현지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글로벌 가공식품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오는 7월 완공을 목표로 700억원을 투자해 호찌민 히엡푹 공단에 식품 통합생산기지도 건설 중이다.

■CJ제일제당, 베트남 미래산업에 투자

우리나라는 대베트남 1위 투자국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조업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CJ그룹은 처음부터 식품산업에 주력했다. 베트남에서 식품산업은 전망이 밝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중산층 증가로 서구화된 식습관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류 영향으로 현지인들에게 한국 음식은 익숙한 음식이기도 하다. 실제로 베트남 곳곳을 다니다보면 한국어로 된 식당 간판과 라면, 과자 등 한국 식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음식인 짜조와 비비고 왕교자를 메인으로 베트남 내수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짜조에 김치를 넣은 '김치 짜조'는 'CJ까우제' 브랜드로 새롭게 내세웠다. 노웅호 CJ제일제당 법인장은 "현지 설문조사에서 베트남인 98%가 '한국' 하면 김치를 떠올릴 만큼 인지도가 높다"며 "김치 스프링롤, 김치 반세오 등을 출시하며 한국 식문화를 동남아로 전파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자리잡은 가정간편식(HMR) 사업도 베트남에선 새로운 기회가 된다. 베트남에도 게살 잡채, 미역국 등 HMR 제품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진 음식을 통으로 얼린 수준이다. 노 법인장은 "베트남은 원가경쟁력이 좋아 HMR 생산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며 "베트남 내 편의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길거리음식 문화에서 깔끔한 먹거리 환경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기회는 가정간편식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의 경제성장 수준으로 봤을 때 10년 안에 HMR가 꽃피는 시기가 올것"이라고 내다봤다.

■빵이 주식인 베트남…뚜레쥬르의 현지화 전략

CJ그룹이 또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사업이다.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에서 베트남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가장 많은 40%가 아침식사로 빵을 즐겨 먹는다고 대답할 만큼 베트남의 빵 수요는 높다.

현재 뚜레쥬르는 베트남에 3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으로 빵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가 있어 시장 확대 가능성은 높았지만 현지 베이커리가 뿌리깊게 자리잡은 상황이었다. 2007년 1호점을 내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철저한 현지화와 서비스 마인드로 시장을 공략했다.

3월 5일 저녁 방문한 뚜레쥬르 하이바칭 매장은 빵을 사러 온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알록달록한 빵들 그리고 뚜레쥬르가 강화 중인 주스아일랜드바까지 한국의 어느 매장 못지않았다. '카페형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만큼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도 눈에 띄었다.

김건표 CJ푸드빌 법인장은 "연유를 좋아하는 문화가 있어 슈크림 비율을 높인 빵을 내놓고, 건강한 식문화에 관심이 생긴 현지인들을 위해 신선한 공정무역 커피를 쓰는 등 현지화에 앞장서고 있다"며 "매장 수도 꾸준히 연 15%씩 성장하고 있고, 올해도 10개 정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은 식품안전 관련 행정절차를 대거 완화하며 민간기업 발전과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에 주력하고있다. 신규 시행령에서는 사전관리 비중을 줄이는 대신 식품안전과 관련한 기업의 자발적 규정 준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실제로 18개 행정부처 및 기관이 행정절차와 서류 간소화를 위한 결의안을 발표한 상태"라며 "관련 법규도 속속 발표되고 있어 내국 및 해외 기업을 위한 사업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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