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중앙은행 양적완화가 빈부격차 완화했다" BOE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3 10:35

수정 2018.04.03 10:35


EPA=연합.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
EPA=연합.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 정책이 통념과 달리 빈부격차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영국은행(BOE)이 밝혔다. 중앙은행의 QE가 자산가격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불러 많은 자산을 가진 부유층을 훨씬 더 배불렸다는 일반적 비판과 다른 결론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BOE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QE 정책의 자산배분 효과를 분석하면서 이같은 결론을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BOE가 지난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QE가 없었을 경우를 상정한 시뮬레이션에서보다 QE가 있었던 실제에서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지니계수가 소폭 더 낮았다. QE가 빈부격차를 좁혔음을 뜻한다.

BOE는 2008년 금융위기와 이에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해 그해부터 2016년 8월까지 영국 국채 4350억파운드어치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에 막대한 돈을 뿌렸다.


비판론자들은 QE는 자산 거품을 불러 결국 불어난 돈 대부분이 부유층의 손에 집중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2016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보수당 전당대회 첫 연설에서 BOE의 QE정책이 "자산을 가진 이들을 더 부유하게 하고, 자산이 없는 이들은 고통을 겪도록 한다"면서 빈부격차를 심화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BOE 보고서는 불공정하게 분배되는 금융·연금 증가세와 달리 가장 공정하게 분배되는 부의 형태인 집값 상승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부를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빈부격차를 좁혔다고 밝혔다.

집값이 꾸준히 올라 부유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체 부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중산층과 저소득층 부의 순 가치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BOE도 부유층이 이들에 비해 절대 규모로는 훨씬 더 많은 부를 집중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보고서는 2006~2008년, 2012~2014년 소득 최하위 10%(소득 1분위) 저소득층의 실질 부는 약 3000파운드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이 기간 소득 최고 10%(소득 10분위) 고소득층의 실질 부는 35만파운드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자신의 순소득이 늘어난 비중으로 보면 저소득층의 순소득 증가폭이 고소득층보다 컸지만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박탈감이 컸다면서 사람들은 은행 통장 잔액이 늘어나거나 소득 자체가 늘어나는 것보다 집값, 연금이 늘어나는 것에 따른 만족감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BOE는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연구 결과는 대부분 가계가 이 기간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를 통해 이득을 봤음을 시사한다"고 결론 내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