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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2분기 불안한 출발.. 기술주 줄줄이 급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3 17:12

수정 2018.04.03 17:12

아마존·넷플릭스 주가하락.. 기술업종 전반적 약세 유도
정보유출·자율주행 사고로 규제강화 가능성 압박 커져
투자자들은 매수입장 유지, 주요종목 업계 지배력 막강
美 증시, 2분기 불안한 출발.. 기술주 줄줄이 급락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증시가 올해 2.4분기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기술업종을 둘러싼 정치적 우려와 무역전쟁 발발 위험으로 압박받으며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장 후반 낙폭을 축소했음에도 1.90%(458.92포인트) 내린 2만3644.19에 마감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은 2.23% 하락한 2581.88, 나스닥은 2.74% 후퇴한 6870.12에 거래를 끝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 증시는 2.4분기 첫 거래일 기준으로는 192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낙폭을 최대 758.59포인트까지 확대하며 2018년 신저점을 기록했다. S&P 500지수와 나스닥은 조정 영역으로 떨어졌으며 S&P 500지수의 주요 지지선인 200일 이동평균(2589)도 붕괴됐다.
S&P 500이 200일 이동평균 아래서 마감된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실시됐던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200일 이동평균 붕괴를 추가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한다.

중국이 128개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함으로써 다시 불거진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우려도 증시를 압박했지만 이날 시장 하락의 주된 요인은 기술주 급락이었다.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5.21% 떨어졌고 넷플릭스도 5.1% 하락하며 기술업종의 전반적 약세를 유도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주와 이날을 합쳐 11% 넘게 하락했다. 칩 메이커 인텔은 애플사가 앞으로 자사 맥컴퓨터 제품에 자체 개발 칩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온 뒤 6.1% 후퇴했다. 아마존은 최근 세금 및 배달망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몇차례 비난을 받은 뒤 주가가 급락했다.

차이킨 애널리틱스의 최고 경영자 마크 차이킨은 CNBC 방송에 "시장의 리더들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승자로 입증됐던 종목들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시장에 부정적 심리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글로벌 증시 랠리를 주도해온 기술업종의 향후 움직임이 증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며 지금까지 잠재돼 있던 악재들이 공교롭게도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고객 정보 유출과 테슬라 자율 주행 자동차의 인명 사고 등으로 향후 기술업종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기술주들을 압박하고 있다. 또 아마존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되는 경고성 발언과 기술주들의 펀더멘탈을 둘러싼 의문도 악재로 지적된다.

그러나 주요 기술주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애정은 아직 식지 않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중순 이후 기술주들이 하락했음에도 분석가와 증권사들은 이들 종목에 대한 매수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1.4분기 마지막 거래일 페이스북 주식에 '매수' 또는 '비중확대' 등급을 부여한 분석가들의 비율은 전체 조사 대상의 91%로 2월 평균치 89% 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또 아마존 주식에 '매수' 등급을 매긴 분석가들 비율 역시 96%로 2월 평균 94% 보다 소폭 올랐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매수' 권유 비율은 86%로 한달 전 87%에서 불과 1%포인트 하락했다.

WSJ은 주요 기술 종목들이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석가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은 수익 전망이 강력할 뿐 아니라 소매업에서 소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해당 분야에서 지배적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또 고객 정보를 유출한 페이스북 등 기술업체들을 겨냥한 규제 강화 조치들도 실제 시행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술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애정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jdsmh@fnnews.com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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