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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연줄 없는 윌리엄스, 美 연준 서열 3위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4 17:03

수정 2018.04.04 21:01

뉴욕 연은 차기총재 임명
상임 투표권 행사 권한
전문성 중시 발탁한 듯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던 미국 뉴욕 연방은행의 차기 총재로 존 윌리엄스 현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사진)가 선임됐다.

뉴욕 연방은행은 3일(이하 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에 20년 넘게 몸담아온 윌리엄스를 6월 17일 퇴임하는 존 더들리 현 뉴욕 연방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새라 호로위츠 뉴욕 연방은행 이사회 의장은 윌리엄스가 그들이 설정한 기준에 가장 잘 부합되는 인물이라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 의장, 부의장과 더불어 연준을 이끌어가는 삼두체제의 일원이자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연준 산하 다른 지역 은행 총재들이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교대로 투표권을 부여 받는 것과 달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상임 투표권을 행사한다. 게다가 세계 금융 중심인 월가의 대형 은행 및 증권사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금융시장과 경제를 연결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더들리 현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금융시장 경험을 연준에 잘 적용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준에 소수계 및 여성 정책결정자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해온 사람들은 백인 남성인 윌리엄스의 뉴욕 연방은행 총재 임명 소식에 실망과 불만을 나타낸다. 하지만 그의 발탁은 연준이 다양성 확대 보다는 전문성을 중시한 결과로 해석된다. 연준의 현재 인적 구성상 30여년만에 처음 비경제학자 출신으로 연준 의장이 된 제롬 파월의 약점을 보완해줄 적절한 선택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올해 55세인 윌리엄스는 1994년 스탠포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해 연준과 인연을 맺었으며 2011년 재닛 옐렌의 후임으로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에 임명됐다. 24년간 연준에 계속 몸을 담아온 정통 연준맨인 윌리엄스는 다른 많은 연준 관리들과 달리 월가 배경이 없다는 점에서 월가와 밀착돼 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다. 또 평소 경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은 3회 내지 4회가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와 저인플레이션 시대 연준의 통화정책 형성에 이론적으로 기여했다. 그는 연준 이코노미스트로서 중립금리(경기 과열도, 경기 침체도 초래하지 않고 잠재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에 대한 선구자적 연구를 주도했다. 윌리엄스의 중립금리 연구는 연준이 이번 금융위기 회복 과정에서 과거만큼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도록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윌리엄스는 최근 2년간은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 재고를 촉구해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수년간 목표에 미달해왔다는 점에서 일정 기간 2%를 초과해도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해야 경제를 둔화시키지 않으면서 금리를 더 많이 올릴 수 있으며 향후 경기침체시 금리 인하를 통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연준은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윌리엄스의 사무실에 블룸버그 단말기가 없다는 점을 가리키며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그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월가 규제를 맡는 뉴욕 연방은행 총재로서의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블룸버그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시장의 단기 변동에 신경 쓰는 것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한다.


일부 언론들은 최근 몇년간 연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해온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윌리엄스의 박사 논문 지도 교수였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jdsmh@fnnews.com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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