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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2일 韓美 금리역전 이후 첫 금통위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8 17:04

수정 2018.04.08 17:04

美中 무역전쟁에 '동결' 무게.. 한국 수출 위축 우려감 확산
인상시기 하반기로 미뤄질듯
한은, 12일 韓美 금리역전 이후 첫 금통위

이번주 한국은행은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개최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 상반기 중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따라서 이번 금통위에서 인상 관련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올 하반기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수출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면서다.


8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12일 금통위 회의가 열린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변동이 있기 직전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을 통해 금리 방향에 대한 신호를 준다. 또 올 상반기 중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4월과 5월 2차례다. 이를 고려하면 시장은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를 올 하반기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동결이 예상된다"며 "기존 금리인상 시점이 5월로 당겨지느냐는 인식이 있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전망이 그대로(총 3차례) 유지됐고, 이주열 한은 총재 연임으로 불확실성도 해소되면서 7월로 미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상 전망 시점이 올 하반기로 옮겨가는 것은 국제정세가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도 일정 부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1위 국가는 중국이다. 2위는 미국이다. 우리 총 수출에서 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7%(2018년 2월 기준)에 이를 정도로 두 나라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 양국 간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의 동력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총재 연임으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도 금리동결을 예상하는 이유다. 이 총재는 연임 결정 전과 인사청문회, 취임사 등을 통해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조기 금리인상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취임사에서 통화정책 운영에 대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실물경제나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내수 측면에서도 낮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고민이 크다. 최근 수요 측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약하다보니 좀처럼 물가가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보면 지난 1월 1.0%, 2월 1.4%, 3월 1.3%에 그치는 등 목표치(2%)에 미달하고 있다. 이처럼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비용을 늘리고 이는 내수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보면 물가를 중시했는데 지난 3월 물가도 1.3% 인상에 그쳤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서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이 될 것"이라며 "양국 간 무역전쟁이 어떻게 되느냐가 한은 통화정책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무역전쟁이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5월에도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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