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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째 물가상승률 1%대… 한은, 물가전망치 낮추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0 17:22

수정 2018.04.10 17:22

원화강세.내수회복 더뎌..하향 조정땐 금리인상시기 7월 이후로 미뤄질수도
반년째 물가상승률 1%대… 한은, 물가전망치 낮추나


한국은행이 물가전망을 하향 조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12일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내놓는다. 올 들어 견조한 경제성장세에도 좀처럼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어서다. 남북관계 개선의 영향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수요 측면에서 물가압력이 약한 점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은 금리결정에 물가상승률이 주요 변수다. 만약 물가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 추가 금리인상 시기는 늦춰지고 장기적으로는 인상폭.횟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대 물가상승률, 장기화되나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4분기(1~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을 기록했다. 목표치인 2%와는 큰 격차가 있다.

물가상승률이 1%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이후 물가상승률은 1%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지난 1월에는 1.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상승률이 지나치게 낮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이 낮은 이유로 원화 강세를 거론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원.달러 환율 변동이 실물경제 및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10% 내릴(원화가치는 10% 상승) 경우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3% 내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원.달러 환율의 월평균 매매기준율을 보면 지난 3월 1071.89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5% 하락했다.

이 같은 원화 강세는 남북관계 개선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완화된 영향이다.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의 정치적 이벤트를 감안하면 원화강세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수요 측에서 물가상승 압박이 약한 점도 낮은 물가상승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 경제가 3% 수준의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중심의 성장에서 내수로 연결이 안 되고 있다"며 "경기회복이 수출에 기댄 측면이 있어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물가전망 수정, 통화정책 영향은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일각에서는 이번주 경제전망에서 한은이 물가전망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월 한은은 올해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을 연간 1.7%로 봤다. 기존 전망 대비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물가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주요지표 중 하나다. 따라서 한은이 물가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면 금리인상 시기에도 영향을 준다. 기존 5월 전망에서 7월이나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더구나 원화 강세가 낮은 물가상승률의 주요인이라는 점에서 한은 통화정책에 여유를 줄 수도 있다.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미국과의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다.
원화가 강세를 지속할 경우 국내에 투자된 외국자본의 유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금리역전으로 발생한 손해를 환차익으로 상쇄할 수 있어서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기존 한은 금리인상 시점이 5월로 당겨지느냐는 인식이 있었지만 7월로 미뤄질 것"이라며 "외국 자본도 원화 강세 영향으로 유출 압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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