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시리아 공습 초읽기, 지난해보다 강력하고 뒤끝없는 타격 추진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5:19

수정 2018.04.11 15:19

지난해 4월 7일 동지중해 해상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 포터(DDG-78)함에 탑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시리아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해 4월 7일 동지중해 해상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 포터(DDG-78)함에 탑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시리아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에 군사 보복을 검토하는 가운데 보복의 규모와 동맹들의 동참 여부에 각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원하는 만큼 지난해 4월 미사일 폭격보다 강력하면서도 오래 끌지 않는 공격을 택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1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시리아 정부에 경고를 주기 위해 군사 행동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틀 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동(東)구타의 반군 거점 두마에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최소 4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친 사례를 언급하고 배후에 시리아 정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공격이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악랄한 공격"이라며 "24시간에서 28시간내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으나 그와 회동한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은 10일 기자들에게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하기 위해 '눈에는 눈'같은 (보복)해법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고 말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전에 말했듯 모든 옵션이 검토 대상이다"고만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미국 내에서는 군사 공격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유도 미사일을 탑재한 미 해군 구축함 최소 1척이 시리아 해안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함명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 동지중해 해역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을 위해 도널드 쿡(DDG-75)함이 머무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동급 구축함인 포터(DDG-78)함도 며칠 내에 시리아 해안에 도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NYT에 따르면 미 핵추진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CVN-75)함이 포함된 항모전단은 11일 미국을 출발해 지중해로 이동할 예정이다. 미 해군 대변인은 이번 이동이 앞서 예정된 작전이라면서도 동지중해 도착 시기와 배치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4월에도 내전중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정부를 응징하기 위해 구축함 2척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발사했다. 당시 표적이 된 시리아 얄사이라트 공군기지는 피폭 다음날 대부분의 기능을 회복했다. NYT는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파급효과를 키우기 위해 복수의 표적을 공격하거나 이틀 이상 연속으로 공습에 나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순항미사일이 아닌 비행기를 이용한 공습이나 지상군 투입 같은 공격방식은 자칫 분쟁이 길어질 구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달에 시리아에 배치된 미군 2000여명을 철수시키겠다고 시사했다.

아울러 이번 공격에는 유럽과 중동 국가들도 참여할 공산이 크다.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및 영국과 함께 전략적·기술적 정보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며칠 내로 (시리아 군사대응 동참에 대한) 결정사항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공동 대응에 합의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으로 시리아의 시아파 정부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델 알 주바이르 외무장관도 이번 화학무기 공격의 배후들이 "반드시 이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가 시리아에 대한 군사 공격에 나설 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우리 동맹들과 대응 수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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