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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라가르드 "국제 무역 체계 붕괴 위기" 미-중에 경고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6:47

수정 2018.04.11 16:47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1일 중국 홍콩대학에서 열린 아시아글로벌기구(AGI)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1일 중국 홍콩대학에서 열린 아시아글로벌기구(AGI)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최근 가열되고 있는 세계 각국의 무역전쟁 분위기를 지적하며 이 같은 추세가 국제적인 무역 체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입품 관세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각국이 무역 보복이 아닌 정책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홍콩 소재 싱크탱크인 아시아글로벌기구(AGI)가 주최한 행사에서 "규칙과 모두의 책임에 기반을 둔 체제가 지금 찢어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연설했다. 그는 과거 다국적 무역질서가 수백만 명의 빈민을 도왔다며 지금 같은 기조는 "용납할 수 없는 집단적인 정책 실패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CNBC는 라가르드 총재의 지적이 미국과 중국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취임 이후 꾸준히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지적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8월부터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해당 문제를 조사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3일에 우주항공, 반도체 등 1300여개 품목,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중국 정부도 그 다음날 미국산 대두, 항공기, 자동차 등 106개 품목,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같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USTR에 중국산 수입품에 1000억달러(약 106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각국 정부들은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치워버려야 한다"며 "역사적으로 수입에 대한 제한은 모든 이들, 특히 가난한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앞서 세계 각국이 관세를 높일 경우 국제 무역량과 세계 경제성장률이 각각 최대 3%, 1%씩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연설에서 무역전쟁에 불씨를 당긴 미국과 동시에 중국도 함께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제기한 중국의 지적재산권 남용과 관련해 "국영기업에 해택을 주는 정책적 왜곡을 줄이고 지적 재산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라가르드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에 대해 "강력한 상승세"를 예측하면서도 불안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갈등, 재정 및 재무 위험, 지정학적 불안 같은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상당히 늘어났으며 새로운 위기가 도래했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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