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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잘나가는 게임산업, 훼방만 놓지 마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7:11

수정 2018.04.11 17:11

네오플, 영업익 첫 1조 돌파.. 일자리도 혁신산업서 나와
게임업체 네오플이 지난해 국내 게임업체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10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오플은 지난해 1조6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회사의 간판게임 '던전앤파이터'가 해외에서 선전한 덕이다. 중국에서만 1조570억원을 쓸어담았다.

국내 게임업체 '빅3'로 꼽히는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도 해외에서 더 잘나간다. 넷마블은 전체 매출의 54%(약 1조3000억원)를 해외에서 벌었다.
넥슨도 총 매출의 66%(약 1조5000억원)가 해외 수익이다. 중견업체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판매량의 절반을 북미와 유럽 게이머들로부터 거둬들였다. 업계에선 지난해 전체 게임업체 수출액이 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한국 게임산업은 한때 위기였다. 2000년 초엔 사행성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자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학부모들도 청소년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여성가족부가 '게임 셧다운제'를 실시한 배경이다. 지금도 만16세 미만 청소년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PC 게임에 접속할 수 없다.

셧다운제 시행 직후 게임업계는 암흑기를 보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매출은 2011년 6조2369억원에서 2016년 4조6464억원으로 뒷걸음쳤다. 5년 만에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증발한 셈이다.

규제를 피해간 모바일 게임 시장은 같은 기간 2684억원에서 4조3301억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게임업체들은 해외 시장과 모바일 게임에서 활로를 찾았다. 그 결과 중국, 북미, 유럽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다. 게임업체의 성장은 고스란히 일자리로 돌아왔다. 지난해 국내 상장 게임업체 33곳의 직원 수는 전년보다 약 1100명(12.4%) 늘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일자리가 0.4%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호황이 얼마나 갈지 장담하기 어렵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은 한국 업체에 게임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셧다운제는 여전히 국내 게임업계에 장애물이다. 지난해 12월 한국행정학회는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효성이 없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라도 숨통을 터주지 않으면 언제 해외 업체에 뒤처질지 모른다.
정부는 잘나가는 게임업계의 발목만은 잡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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