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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청년 국악팀 RC9 "판소리 재해석해 국악 지평 넓힐 것"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2 17:21

수정 2018.04.12 21:12

RC9는 전통 위에 창작물을 세우는 청년 국악팀이다. RC9에서 아쟁을 연주하는 오하라씨(왼쪽)와 판소리를 담당하는 차혜지씨.
RC9는 전통 위에 창작물을 세우는 청년 국악팀이다. RC9에서 아쟁을 연주하는 오하라씨(왼쪽)와 판소리를 담당하는 차혜지씨.


정동극장 앞을 지날 무렵, 작은 공연 하나를 보게 됐다. 판소리였다. 그런데 처음 들어보는 판소리였다.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귀를 사로잡는 판소리였다.
작은 의자에 앉아 공연을 봤다. 공연 팀 이름은 'RC9'라고 했다. 공연이 끝나고 선배가 말했다. "음악에 한이 있네." 공교롭게도 이날 우리가 들었던 판소리 제목은 '한(恨)'이었다.

RC9는 총 8명으로 구성된 청년 국악팀이다. 차혜지(판소리), 오하라(아쟁), 조욱래(대금), 김진주(피리), 박상민, 임정욱(타악), 서재현, 김성현(작곡.피아노) 등 각 분야 '대표선수'들이 팀을 이뤘다. RC9라는 팀명은 국악 추임새 '얼씨구'를 기호로 만든 것이다.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팀명이다.

이런 RC9가 음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판소리를 비롯한 국악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차혜지씨는 "RC9는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세워나가는 팀"이라며 "대중이 판소리에 궁금증을 갖게 하고 판소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RC9는 이를 위해 전통적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고 있다.

차씨는 "RC9 대표작 중 하나인 '한'이라는 곡은 심청가에서 심청이 물에 빠지는 대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며 "어려운 가사와 긴 연주시간을 쉽게 풀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가사의 방향을 '사랑'이라는 주제로 바꾸고, 곡조도 현대적으로 편곡했다"고 설명했다.

RC9는 전통악기 고유의 매력을 뽐내는 연주곡도 선보이고 있다.

아쟁을 연주하는 오하라씨는 "대중에게 전통악기의 매력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거문고의 매력을 알 수 있는 연주곡 '출강'과 아쟁 독주곡인 '아쟁산조'를 공연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RC9는 팀원 구성에서도 독특한 강점이 있다. 실용음악 전공자들이 작곡가로 합류해 국악과 현대음악을 엮어내고 있다.

RC9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판소리 다섯 마당을 'RC9' 스타일로 재해석하고 있다.


차혜지씨는 "판소리 다섯 마당의 대표곡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미 완성된 '한'과 함께 흥보가에서 따온 '가형', 춘향가의 '이별가'는 작업을 마쳤고 '수궁가'와 '적벽가'는 악기곡으로 편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말에는 현대적 매력과 전통적 매력이 어우러진 판소리 다섯 마당을 모두 공연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씨는 또 "팀이 결성된 후 전국을 돌아다니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의 음악을 선보이는 자체가 자랑이고 행복"이라며 "우리의 예술로 국악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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