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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특명, 民心에 앞서 黨心부터 잡자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2 17:24

수정 2018.04.12 17:24

박원순 시장 출마 공식선언, 후보들 경선 당원지지 호소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12일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6.13 지방선거의 주요 격전지로 떠올랐다. 박 시장이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12일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6.13 지방선거의 주요 격전지로 떠올랐다. 박 시장이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심(黨心)을 잡아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박원순 현 시장의 공식 출마 선언으로 당 경선이 본격화 된 가운데 당심의 향방이 결선투표 여부 등 경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물론 우상호, 박영선 의원 등 경선후보들은 너도나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며 당심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 남은 기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박 시장은 '3선 도전'을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하는 기자회견 장소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민주당 당사를 선택했다. 경선 경쟁자인 우상호 의원이 지난달 11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박영선 의원이 같은달 18일 영등포 꿈이룸학교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점을 감안한다면 이례적이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당 안팎에서는 박 시장이 당심을 의식한 '상징적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박 시장이 일반 시민 지지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당원 지지도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상징적인 장소인 당사에서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이런 부분을 상쇄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 측은 "당원 지지도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신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를 봐도 박 시장에 대한 지지도가 월등히 앞선다"면서 "당원 지지도가 낮다는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경쟁 후보인 우상호, 박영선 의원은 '당원 지지'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며 박 시장을 견제했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속에서는 인지도나 지지도에서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다고 확인해 왔다"며 "당원들께서 지난 탄핵시기에 당을 잘 이끈 것에 대해 대단히 높게 평가해 주시고 호감도도 높다"고 자신했다.

박 시장의 '당사 출마선언'에 대해서는 "제가 서울시 전 지역의 지역위원회의 당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느낀 것은 박 시장께서 권리당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구나. 본인도 이것을 잘 아시기 때문에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도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는 무소속이었는데 이번에는 같은 민주당 후보로 경쟁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운을 뗀 뒤 "당시 박 시장은 당의 입당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한동안 무소속으로 남아있었고 두 번째 시장선거 때도 나 홀로 유세를 하신다며 당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에는 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하신다니 당원의 입장에서 볼 때 씁쓸하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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