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는 '미세먼지 안전지대', 비결은?

항공기의 일반적인 기내 공기정화 흐름도
미세먼지의 한반도 공습이 일상화되면서 항공사들이 기내 공기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가동하고 있다. 항공기는 밀폐된 환경에서 운항하기 때문에 황사 등에 노출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갈 수 있어 장거리, 중국 노선 중심으로 기내 공기 관리가 상당히 중요해졌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최신 기종 도입으로 고가의 헤파필터 적용을 확대하고, 교체주기는 제조사의 권고기간보다 최대 1500시간이상 앞당기고 있다. 헤파필터 가격의 3배에 달하는 기체필터까지 추가하는 한편, 대기오염 단계별로 대책을 수립하는 등 항공기를 미세먼지 안전지대로 만들기 위해 역량을 쏟고 있다.

■고가필터 늘리고 조기교체
대한항공이 현재까지 5대를 도입한 차세대 항공기 보잉 787-9에는 총 3개의 고급 필터가 숨어 있다. 화물칸 벽 내부, 기내 천장, 바닥 하부에 위치해 눈에 띄지 않지만,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를 제거하는 헤파필터 1개와 악취, 오염된 기체 물질까지 차단하는 기체필터 2개가 배치됐다. 미세먼지 등을 걸러내 기내에 공기를 공급하는 핵심부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헤파필터는 1개당 가격이 약 900달러(96만원), 기체필터는 2600달러(278만원)선에 이른다. 1대당 총 600만원이 넘는 고급 필터를 달고 운항하는 것이다.

제주항공의 보잉 737-800NG에는 헤파필터 2개가 항공기 화물칸 뒷쪽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항공기가 가동되는 6000시간마다 헤파필터를 교체하고 있다. 항공기 1대당 하루 약 13시간정도를 가동해 기간으로 환산하면 약 1년 6개월마다 교체하는 셈이다. B-737의 제작사 보잉이 권고하는 교제주기 7500시간보다 20%(1500시간)가량 앞당긴 것으로 그만큼 필터에 만만치 않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신예 기종 A350에는 첨단 공기재순환시스템과 8개 구역의 온도조절 시스템이 적용됐다. 화물칸에 위치한 A350의 공기재순환시스템에는 헤파필터 4개가 탑재됐다. 기내 공기를 정화하고, 깨끗해진 공기는 외부공기와 섞여 항공기내 각 구역에 재공급된다. 운항 4000시간 마다 교체되지만, 공기여과장치 모니터링에 조금이라도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조기에 교체한다. 또한 항공기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 중에 휘발성 유기화화물을 제거한 후 기내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변환기도 기내의 쾌적한 공기 유지에 한몫하고 있다. 이외에 에어서울,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항공기에 헤파필터를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이 사용하는 헤파필터는 미국 에너지관리부 및 연방 항공법의 요구조건에 따라 제작된 것이다. 0.3마이크론 보다 크거나 같은 미세먼지,바이러스 등의 입자를 99.97%까지 제거할 수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기내 공기질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예년에 비해 필터에 들어가는 비용도 두배가까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비행중 황사불면 경로까지 변경
중국발 황사가 불면 항공사들은 비상모드에 돌입한다. 엔진 등 기체 주요 부품뿐아니라 기내 미세먼지 차단에도 영향을 끼쳐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황사에 단계별로 대응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관심, 주의, 경계, 심각, 해제 등 5단계로 분류해 항공기에 미치는 황사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황사주의보 발령시 가장 먼저 항공기 부품 등 정밀장비의 옥외노출을 통제한다. 또한, 황사를 포함한 미세먼지의 기내 유입을 막기위해 정비 작업 중에는 항공기 도어 개방을 금지시킨다. 항공기는 비행 전 조종석 전면 유리창, 좌석 내 각종 계기, 항공기 상부 동체·날개의 황사 제거작업을 꼭 거치고, 장시간 주기 항공기는 엔진 보호막 설치, 조종석 유리창 세척, 정밀장비 기능저하 예방점검 등 정비를 강화한다. 대한항공은 필터류 점검에서 오염이 확인된 경우 엔진 내시경검사, 엔진 물세척, 메인 오일 필터·연료필터·공기필터 점검 및 교환으로 공기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황사 발생시 5단계로 구분한 메뉴얼을 가동한다. 특히, 비행중 황사가 항로에 영향이 미칠 경우 즉시 인근 회피항로로 변경한다. 도착지에선 항공기 외부를 세척과 함께 엔진 보호막 설치, 조종실 창문 세척, 정밀장비 점검 등으로 기내 미세먼지 유입 경로를 차단한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