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美, 내달 이란 핵협정 파기시 김정은에 압박 시그널"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6 15:19

수정 2018.04.16 15:19

함재봉 아산정책연 원장, 트럼프·볼턴 느슨한 핵협정 없다 시사하는 것
아산정책연구원 함재봉 원장. 연합뉴스
아산정책연구원 함재봉 원장. 연합뉴스

미국의 시리아 폭격보다 내달 이란 핵협정 폐기 여부가 북핵 문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은 16일 서울 경희궁1가길 연구원에서 가진 '2018아산플래넘 언론인 간담회'에서 "내달 이란 핵협정 파기시 유럽 등 서구권에서 난리가 나겠지만 북핵 폐기 목적을 달성하는데는 오히려 긍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북핵문제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트럼프 특유의 방법론이어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4일(현지시간) 시리아 공습보다 이란 핵협정 파기 시한인 내달 12일 결정은 북핵 문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미·영·프랑스의 시리아 폭격으로 세기의 북미정상회담 앞둔 트럼프가 김정은의 심기를 일부러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란 핵협정을 폐기하는 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압박의 시그널을 확실히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협정을 파기할 경우 북한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2002년 8월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폭로 이후 시작된 이란 핵위기는 13년간 협상과 갈등 속에 오바마 정부시절 핵시설·물질·능력의 완전한 폐기가 아닌 제한으로 협정을 맺은바 있다.


트럼프와 볼턴은 그동안 최악의 합의라고 비판한 만큼, 이란 핵협정 파기 결정 시한인 5월12일의 결정은 북핵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 센터장은 "2015년 느슨한 합의를 폐기 하고 훨씬 타이트한 기준을 정하는 것"이라며 "폐기에 가까운 협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최근 국제질서에서 자유주의가 쇠퇴하고 비자유주의가 부각되면서 북한의 몸값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후진타오 주석 시대까지 경제성장 전략을 중시하면서 북한은 열외자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함 원장은 "수십년간 동북아는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룩했지만 그동안 북한의 역할은 하나도 없었다. 중국은 북한을 거들떠 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골치 아파했다"며 "중국이 경제발전을 위해 한·일 등 주변국과 협력하면서 북한에 냉정하게 대하자 북한이 계속 반발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이 무역보다 남중국해 패권, 사드 관련 경제적 제재 등에 나서면서 비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부각됐고,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갑자기 높아졌다고 했다.

함 원장은 "중국은 그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던 김정은 위원장과 지난달말 한중정상회담에서 최고 국빈대접을 하는 등 동북아에서 북한의 위상이 크게 달라진 것"이라며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일원이 되길 바라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하면 원조·북미수교·투자가 이뤄질 것이고, 북한도 이제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합류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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