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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외환보유액 담당자들 美·유럽 등 금리인상에 '냉가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6 17:18

수정 2018.04.16 17:18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운용 담당자들이 미국, 유럽 등 주요국 금리인상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대부분이 미국이나 유럽 국채, 최우량등급 회사채 등에 집중돼 있어 금리가 오르면 보유 자산 가치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 관련 정보 제공 뉴스사이트인 센트럴뱅킹퍼블리케이션스(CBP)와 투자은행 HSBC가 공동으로 79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운용 담당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약 75%는 금리인상을 내년에 자신들이 당면한 주된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다. 금리인상이 최대 위험요인이라고 답한 이들은 59%에 이르렀다.

이들 79개 중앙은행이 운용하는 외환보유액 규모는 5조5000억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금리인상에 민감한 채권으로 구성돼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 무게 중심을 '완화'에서 '중립'으로 전환했거나 이동하고 있다.

연준은 올해에만 3차례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고, 아직은 채권매입을 통한 돈풀기인 양적완화(QE)를 지속하고 있는 ECB도 내년 중반께 연준의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국채와 회사채 수익률 역시 뛰게 된다. 이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을 떨어뜨려 이들의 외환보유액 가치가 줄어들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금 같은 다른 안전자산 가치 역시 미국 등의 금리가 오르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 규모는 10조8000억달러에 이른다. 주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외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주로 달러나 유로로 표시된 자산을 사들여 외환보유액으로 편성하며 그 대부분은 안전한 국채나 회사채, 금 등에 집중돼 있다. 이들 중앙은행은 금리인상 외에 연준과 ECB의 QE 털어내기로도 충격을 받게 됐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은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수조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였지만 연준은 이미 채권을 내다팔기 시작했고, ECB는 2조40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을 올 연말에 끝낸다.

채권 시장에는 신규 수요가 사라지는데 따른 가격 하락 요인에 이들이 내다파는 채권으로 인한 공급 증가라는 추가 가격 하락 요인이 더해지게 되는 셈이다.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운용 담당자들은 결국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상, QE 종식이라는 이중악재 속에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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