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靑 언론사 사장단 오찬]文대통령 "언론은 정부의 동반자"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9 16:31

수정 2018.04.19 16:53

2000년 이후 18년 만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 간담회를 열기에 앞서 참석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 간담회를 열기에 앞서 참석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을 여드레 앞둔 19일 청와대에는 주요 언론사 사장이 모두 모였다.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었다. 현직 대통령이 언론사 사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000년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오랜 시간을 건너 다시금 성사됐으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마련됐다는 점에선 일맥상통하다.

100분간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그야말로 '청자(聽者)'였다. 간담회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에 있어서 언론은 정부의 동반자"라고 규정한 문 대통령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대담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할 것"이라며 언론이 지혜를 모아달라고 청했고 국내 48개 언론사 대표 46명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원로·전문가 자문단에 이어 각계의 의견을 듣는다는 차원에서다.

특히 문 대통령은 1990년대 활발했던 남북 언론교류를 평가하며 "언론은 남북 관계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언론이 먼저 지난날처럼 국론을 모으고 한반도 평화의 길잡이가 돼줄 때 두 정상회담의 성공은 물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 더 빨리 다가오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이를 위한 언론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사장단이 청와대 정문으로 출입하도록 한 것도 예의를 갖추려는 조치로 읽힌다.

이날 간담회는 시종일관 진중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주로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덕담이 오갔으며 반대층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미국 등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강조함으로써 향후 한반도 안보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 주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통 큰 합의'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언론에 보냄으로써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험난한 여정을 앞두고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과의 관계설정을 매끄럽겠다는 의지도 깔려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지나친 낙관도, 과도한 비관도 자제하는 한편 묵묵히 한반도 비핵화라는 담대한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보수·진보의 문제는 아니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수층과의 소통에 당연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하며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의 '겸손한 외교'에 대해 일부는 호평한 반면 몇몇은 당당하게 상황을 리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앞으로의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외교안보뿐 아니라 경제전문가도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제언도 나왔다.


다만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민주당 전(前) 당원의 댓글 조작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나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불명예 퇴진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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