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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7월 정도에 맞춰진 금리인상 시점..제한적으로 움직이는 이자율

마켓포커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9 15:35

수정 2018.04.19 15:35

/2017년 11월 금리인상 후 추가 인상 시점은 2018년 7~8월로 예상되고 있다
/2017년 11월 금리인상 후 추가 인상 시점은 2018년 7~8월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주 금통위를 거치면서 금리인상 시점은 7월 혹은 8월에 맞춰져 있다.

사실상 상반기 중 금리인상 가능성이 소멸된 것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하반기, 특히 3분기 중 한 차례 금리인상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그간 5월 등 상반기 중 금리인상을 예견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금리인상 시점 전망을 하반기로 이전했다.

일각에선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낮은 물가 상승률 등을 근거로 연내 금리인상이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상반기 금리인상은 물건너 갔지만 하반기에 두 차례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컨센서스는 향후 물가상승률이 조금 더 높아지는 3분기 한 차례 인상이다.


■ 외국계도 대부분 7월 아니면 8월 금리인상에 초점 맞춰
올해 금리인상 예상 시점은 하반기, 그 중에서도 3분기에 맞춰져 있다. 즉 7월, 8월, 10월, 11월 등 하반기 4차례의 금리인상 기회 중 앞 쪽에 무게가 둬진다.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1.3% 수준에 그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지난 주 금통위에서 당장의 물가보다 ‘1년 후의 물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물가상승 압력이 좀더 가시화되는 하반기 시작 시점 정도가 금리인상 시기로 무난해 보인다.

외국계 금융사들도 이 같은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우선 지난주 금통위 금리결정회의가 끝난 뒤 상반기 금리인상을 예상하던 외국계 금융사들도 인상 예상 시점을 하반기로 미뤘다.

금통위 이후 노무라증권은 “한국은행이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1.7%에서 1.6%로 낮췄다”면서 “금리인상 시점을 5월에서 7월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소시에테 제네랄처럼 한국은행이 올해 내내 금리를 못 올릴 것이란 쪽으로 금리인상 전망을 후퇴시킨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7월 정도에 금리를 한 차례 올릴 것으로 보는 관점이 강하다. SG는 고용지표 부진,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 성장세 둔화 등을 내세우면서 한은이 올해 금리를 못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낮은 물가상승률과 원화강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말처럼 하반기로 접어들면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다.

HSBC, BoA메릴린치, 씨티, JP모간 등 다수의 외국계 분석기관들은 하반기 금리인상에 무게를 둔다.

아직 한미 정책금리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6월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한국도 3분기에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이후 한국은행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정책 효과를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 이자율 매매의 기준, 7월 금리인상
채권시장에선 7월 정도를 금리인상 시점으로 삼아 상대적으로 금리가 괜찮은 짧은 채권을 찾는 모습들이 보인다.

투신권의 한 매니저는 “향후 금리인상 사이클을 긍정하고 7월 인상을 보는 사람들은 2%를 넘는 중단기를 찾아서 담는 게 무난할 것”이라며 “10년 구간은 국내시장이 미국을 따라간다고 보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국내 물가상승률이 낮은데다 성장률 하방 위험이 더 크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가격마저 안정되고 있어서 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7월 금리인상과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을 고려하는 쪽에선 채권 매수가 부담스럽다고 보기도 한다.

다른 투신권 매니저는 “당분간 채권투자는 피하는 게 좋지 않나 싶다. 남북관계 호전도 길게 봐서 돈 들어가는 일이라 채권에 그다지 좋을 것같지 않다”면서 “돈이 들어오면 캐리 차원에서 짧은 채권 정도 사는 것이지 전체적으로 채권매수 접근이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운용사 쪽은 롱 쪽으로 바이어스돼 있다. 연중 약간 롱 쪽의 마인드로 접근하면 YTM이 높기 때문에 아웃퍼폼할 확률이 높아 이런 모습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간 금리인상이 빨라야 올해 하반기일 것이라고 예상한 외국인들이 이자율스왑(IRS) 금리 하락에 베팅해 왔다는 지적도 보인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계 IB들은 작년부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야 올해 3분기에나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해 왔던 만큼 연초부터 역외는 IRS 리시브 수요가 우세했다”고 지적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IRS거래에서 변동금리는 매3개월 마다 91일 CD금리로 재결정(fixing)돼 쌍방이 정산할 현금흐름이 매 분기 단위로 변동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선 대략 향후 3개월 간 기준금리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따라서 “지금 분위기면 CD금리도 거의 움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IRS 고정금리 리시브가 유리하다”면서 ”현재 IRS1년은 1.84%, CD91일은 1.65%에 머무르고 있다. CD금리가 변동되지 않는다면 IRS금리를 리시브하고 CD금리를 페이할 경우 19bp 가량의 수익을 얻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3년 이후 CD금리와 기준금리간의 스프레드가 평균적으로 15~20bp에서 유지된 점을 감안하면 7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CD금리는 1.90~1.95%까지 상승하고, IRS 1년은 CD91일과 10bp내외의 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2.00~2.05%까지 상승할 수 있다”면서 “국고3년은 IRS 1년과 10~20bp의 스프레드를 감안하면 최대 2.25%까지 상승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 초반으로 금리인상 기대감이 모여든 가운데 역외 플레이어들도 현재는 특별히 강한 베팅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미국이 6월에 금리를 올리는 것을 확인한 뒤 국내 당국이 7월 혹은 8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게 다수의 전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요즘 역외 쪽의 두드러지는 움직임도 없다”고 말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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