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남북정상회담]對北 확성기방송 중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3 17:14

수정 2018.04.23 17:14

北 불필요하게 자극 안해
영구적 중단은 회담따라
군 당국이 23일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이번 중단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지 2년3개월 만이다. 지난 2004년 6월 16일 서부전선 오두산 전망대에서 대북 확성기가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이 23일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이번 중단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지 2년3개월 만이다. 지난 2004년 6월 16일 서부전선 오두산 전망대에서 대북 확성기가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23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운용 중인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측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0시(자정)를 기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며 "이번 조치가 남북 간 상호 비방과 선전활동을 중단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 가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군 당국의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은 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기 위한 주요 조치로 보인다. 다만 '영구적인' 운용중단 가능성은 향후 회담진행 추이나 남북관계의 기조 등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북선전시설을 운용했던 한 예비역은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2004년 대북전광판을 철거시키기 전까지 전광판 램프가 GOP(일반전초) 경계근무자 머리 위로 떨어지거나 고장이 나면 직접 올라가 램프를 교체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4년 대북선전시설이 철거됐지만 2015년 8월 목함지뢰 사건으로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됐다"면서 "완전한 평화체제가 확립되기 전에는 언제든 (대북확성기 운용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비방을 자제하는 한편 '현재진행형'인 남북 간 훈풍모드를 감안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1963년 5월 서해 부근 휴전선 일대에서 최초로 실시됐고 1972년 11월 '7·4 공동성명'으로 방송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1980년 북한이 대남방송을 재개하면서 같은 해 9월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됐다.

현재 우리 군은 GOP 155마일(약 250㎞) 일대에 이동식과 고정형 대북확성기 40여대를 운용 중이다. 또 군당국은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과 함께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연습 일정도 한·미 간 협의를 통해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한·미 연합훈련을 일시 중지하는 방안을 군 당국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호간 확성기 방송 중단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비무장지대(DMZ) 내 GP 공동철수 등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편 DMZ 내 북한군의 GP는 DMZ 외곽에 우리 군이 운용하는 GOP의 임무를 겸하고 있어 GP 이전에 따른 비용을 북측이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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