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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압력 지속...WTI 유가 장기간 70달러 상회는 어려워<현대차證>

구수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4 08:59

수정 2018.04.24 09:57

당분간 유가 상승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기간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4일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WTI가 배럴당 7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브렌트 유가는 이미 74달러까지 상승했다”며 “심지어 OPEC이 인위적으로 유가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두개입이 있었음에도 조정폭은 미미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유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타이트한 수급 △지정학적 리스크 △아람코 상장 지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예상보다 견조한 석유수요, OPEC 감산 효과, 베네수엘라 원유생산 차질 등으로 석유시장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시리아 폭격, 이란 핵 협정 파기 가능성도 부각돼 지정학적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일부 사우디 고위관계자가 유가 수준을 80~100달러로 언급한 것도 사우디의 유가 지지 의지에 좀더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강 연구원은 “미국의 석유재고는 일반적으로 재고가 증가하는 비수기이고, 셰일업체들의 증산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정유사 가동률은 2월~4월중 비수기로 낮아졌으나, 과거 대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단, 석유수요가 좋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드라이빙 시즌 석유재고 감소는 상당히 빠르게 이어진다는 것이다.

글로벌 재고 역시 OPEC 감산에 영향을 받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OPEC에 따르면 지난 3월에도 OECD 원유 재고는 전월비 174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재고 수준은 5년간 평균치보다 약 4300백만 배럴 높은 수준으로, 늦어도 하반기에는 OPEC 감산 목표 5년간 평균치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예상돼, 유가 전망치를 평균 65.7달러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앞선 전망치는 배럴당 64달러였다.

하지만 WTI 기준 유가가 70달러를 장기간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빠른 유가 상승은 원유수요에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원유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Peak Demand’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대표적인 독립 E&P 업체인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의 스코트 셰필드 회장은 수요가 대체 에너지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80달러가 된다면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유가 밴드는 60~72달러로 제시했다.

향후 유가 변곡점은 5월 12일 예정된 이란 핵협정(JCPOA)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만약 JCPOA가 파기될 경우 180일 이내에 대 이란 경제 제재 조치를 다시 발동 할 수 있다.

강 연구원은 “JCPOA가 파기되는 최악의 경우 이란의 석유 수출이 제한되고, 이 경우 유가는 크게 상승 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란은 3.82MBPD(100만 배럴/일)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제 제재로, 2015년 핵협정 이전까지 원유 생산이 감소할 경우 최소 1.0MBPD 수준의 생산이 감소 할 수 있어, 원유 시장은 곧바로 공급부족으로 전환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는다면, 유가는 단기 하향 조정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앞으로 미국의 행보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최소한 내달 12일 전후로 원유시장의 변동성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4개월마다 한번씩 JCPOA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 이란에 강경한 입장을 가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임명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crystal@fnnews.com 구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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